오늘(15일)은 32회 '스승의 날`이다.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며 헌신해온 교사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함을 표하는 날이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라는 '스승의 날' 노래 가사처럼 한때 스승의 권위가 절대적 존종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교사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고 교권은 실추됐다. 공교육의 부실화가 이런 교권 실추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일그러진 교육 현실을 바로 잡기 위해선 공교육의 정상화와 교권 보호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들이 선결돼야 한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교육의 주체인 교사들 스스로의 교육혁신 의지도 중요하다. ‘스승의 날’을 맞아 교육부로부터 홍조근조장을 받은 신용(57) 이문고 교장의 사례는 그런 점에서 시사 하는 바가 크다. 대전광역시 신탄진에 자리한 이문고는 지난 2007년만 해도 1지망 비율이 27%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이 비율이 144%로 껑충 뛰어 올랐다. 학생과 학부모 기피학교 1위에서 최고의 인기학교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신 교장의 비결은 모든 학교에 귀감이 될 만하다. 평교사로 일하다 지난 2009년 교장을 맡은 그는 교사의 전문성 향상에 가장 역점을 두었다. '교육연구회'를 조직해 교사들이 전문서적을 탐독하도록 하고 선진학교를 벤치마킹하면서 교육연구활동에 주력했다. 또 그 결과물을 교재로 만들어 다음년도 수업에 활용하게 했다. 그 결과 학생들의 학력이 자연스럽게 신장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향상도 20대 우수 학교에 드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수업도 4개 학급을 수준별로 6개 반으로 나눠 맞춤형으로 진행했다. 특히 그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이유는 교사들의 자율성을 중시했다는 점이다. 그는 인성 교육팀과 학력신장팀, 기획팀 등의 시스템제로 학사를 운영하며 교사들이 스스로 변화를 이끌어내도록 했다. 특히 인성 교육팀 운용 덕분으로 모든 학교의 골칫거리인 왕따와 폭력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 학부모들로부터 칭송을 받았다.
사실 이문고의 성공사례를 일반 학교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힘든 한계가 있긴 하다. 일단 학교 규모가 작아 교사와 학생간의 소통이 잘 되고 학부모의 협력도 이끌어내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사례는 교육 책임자의 열정과 리더십이 교육혁신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 교사들이 적극적 의지로 나서면 교육현실이 충분히 바뀔 수 있다는 교훈을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당국도 이 점을 유념해야 한다. 그리고 교사들의 의욕을 꺾는 교육 현장의 부조리를 없애고 교사가 교육의 주체로 존중받는 풍토를 조성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가 스승의 날을 맞아 '서울교사 얼마나 행복한가'를 주제로 교사 15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4.5%가 학교생활에서 잡무가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다. 수업과 학생들과의 상담에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도록 잡무는 최소화해주어야 한다. 잡무로 피로감이 가중되는 현실에서 창의적 사고와 수업에 대한 열정이 생길 리 없다. 교육당국은 교사의 리더십과 열정을 일깨우는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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