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투자자문기업인 ‘머서’(www.mercer.com)는 해마다 전 세계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각종 부문에서 순위를 매긴다. 이 회사 분석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의 빈이 2012년 현재 전 세계 221개의 주요 도시 중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꼽혔다. 서울시(75위)는 우리나에서 유일하게 100대 도시에 선정됐다. 물론 이 순위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지표가 전 세계 투자가들의 사업과 투자를 위한 기초자료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그 내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인구 60만을 돌파한 천안시의 삶의 질 지표는 어떠한가? 최근 조사에서 서울과 부산보다 삶의 질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몇 년 사이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빠른 양적 성장을 일궈냈다. 하지만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질적 성장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6일 열린 천안시 삶의 질 추진사업 조사 분석 최종보고회에서도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10개 항목 가운데 절반가량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족한 공원과 높은 대기오염도, 화재 및 범죄 발생의 증가가 천안시 삶의 질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목됐다. 반면 대중교통과 하수도보급, 체육문화시설, 교통사고 발생 등의 지표에서는 강점을 보였다. 한마디로 어메니티(Amenity-종합적 쾌적성)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결과로 볼 때 천안시는 사실상 머서의 조사대상 도시에도 끼지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 시민 삶의 질 100대 도시 건설은 천안시장의 민선 5기 핵심공약 사항이다. 전 세계의 모든 도시가 꿈꾸는 도시이도 하다. 천안시는 이번 용역조사를 계기로 시정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지금까지 추진해 온 각종 정책들은 과감히 수정해야 한다. 또 용역의뢰 기관의 조언처럼 ‘삶의 질 전담 업무기구’를 설치, 운영하고 강점은 부각시키고, 약점은 정책개발과 예산 반영 등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 그래야만 시민 삶의 질 세계 100대도시 건설을 한 발짝 앞당길 수 있다.<천안/최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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