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김창호 등반대의 대원 한 명이 하산 과정에서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대한산악연맹은 서성호(34) 대원이 에베레스트(8,848m)를 등정하고 하산하다가 20일 새벽 캠프4(8,050m) 텐트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맹은 "서 대원이 캠프4로 돌아와 등반을 함께한 다른 대원과 텐트 안에서 잠을 자다가 깨어나지 못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캠프4는 에베레스트에 등정할 때 마지막으로 거치는 휴식처다.

서 대원의 정확한 사망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맹은 "서 대원이 등정 후에 탈진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원정대는 김창호 대장, 서성호, 안치영, 전푸르나 대원 등 4명으로 구성됐다.

서 대원은 김 대장과 마찬가지로 산소통에 의존하지 않고 에베레스트에 도전해 하산 과정에서 탈진 증세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맹 관계자는 "서 대원이 힘들어 하면서 하산이 늦어졌다"며 "셰르파들이 출동해 서 대원을 구조하는 방식으로 캠프4로 데려왔다"고 말했다.

서 대원은 1979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경대에서 등반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2006년 에베레스트를 증정한 데 이어 2008년 로체(8.516m)를 무산소로 오르는 데 성공했다.

2011년에는 안나푸르나 1봉(8,091m), 가쇼브룸 1봉(8,068m), 가셔브룸 2봉(8,035m), 초오유(8,201m)를 연속으로 오르는 등 히말라야 12좌를 등정했다.

서 대원은 이런 경력을 인정받아 작년에 체육훈장 맹호장을 받는 등 차세대 고산 등반가로 산악계의 기대를 받아왔다.

연맹은 서 대원의 시신을 헬기의 접근이 가능한 캠프2(6,400m)로 일단 이송한 뒤 장례 등 앞으로 절차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창호 대장은 전날 오전 9시께 히말라야를 등정해 히말라야 8,000m급 14개 봉우리를 무산소로 완등했다.

세계 최단기간 14좌 완등이자 국내 첫 무산소 14좌 완등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AFP통신은 카트만두발 기사에서 서 대원과 함께 방글라데시인 무함마드 호사인(35)도 숨졌다고 보도했다.

호사인도 정상에서 내려온 후 몇 시간 뒤 자신의 텐트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 관광부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높은 고도가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에베레스트에서는 올해 시즌에 모두 5명이 등반이나 하산 과정에서 사망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