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을 달성한 직후 사고가 발생해 산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김창호 등반대의 서성호(34) 대원이 하산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21일 대한산악연맹은 밝혔다.

서 대원은 에베레스트(8,848m)를 등정하고 하산하다가 21일 새벽 캠프4(8,050m)의 텐트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창호 대장은 20일 오전 9시께 등정에 성공, 히말라야 8,000m급 14개 봉우리를 무산소로 완등했다. 서 대원은 이 과정을 함께 했다.

세계 최단기간 14좌 완등이자 국내 첫 무산소 14좌 완등이라는 대기록이다.

이처럼 히말라야 고지대는 산악인들에게는 이상향이지만 동시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곳이기도 하다.

2011년 10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등반하던 박영석 대장을 포함한 원정대가 실종됐고, 이들은 이후 영영 산에 묻혔다.

박영석 원정대 수색에 나섰다 개별 등반에 들어갔던 김형일 대장과 장지명 대원도 한 달여 뒤 촐라체에서 추락사했다.

산악계는 위험한 등반을 격려하거나 권장하지도 못할뿐더러 말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당황이 되기만 하다.

결국 자신의 목표를 위한 일이지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기업이 산악 시장의 파급력을 위해 등 떠미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결국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려는 알피니즘 산악인들의 자발적인 등반이라는 게 대다수 견해다.

김창호 원정대의 후원을 맡은 몽벨의 관계자는 "현지 통신 사정이 좋질 않아 연락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대한산악연맹과 공조해서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다급한 상황을 전했다.

서 대원이 총무이사로 몸담았던 대한산악연맹 부산지부의 관계자도 "서 대원이 오랫동안 등반을 해왔기에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며 "지금으로서는 시신 수습이 가장 중요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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