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 도덕리, 1마리에 600원씩 출하… 농촌 활력 ‘쑥’


영동군 학산면 도덕리 주민들이 장수풍뎅이 유충을 양손에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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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뎅이 마을로 불리는 영동군 학산면 도덕리 주민들은 요즘 굼벵이(장수풍뎅이 유충) 출하에 분주하다.

지난 4월부터 출하되기 시작한 굼벵이가 벌써 20만 마리 넘게 팔려나갔다. 어른 손가락만한 굵기의 굼벵이 1마리에 600원씩 출하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 마을 18가구가 올해 벌어들인 수입만 어림잡아 12000만원에 이른다.

표고버섯 산지인 이 마을 주민들은 지난 20년 전 버섯재배 뒤 버려진 참나무 폐목더미 속의 굼벵이가 약재상 등에 팔려나가면서 굼벵이를 기르는 농가가 생기기 시작했다.

마을 곳곳에 산더미처럼 쌓인 게 표고 폐목이다 보니 굼벵이 사육은 큰돈 들지 않는 부업으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 2002년 장수풍뎅이연구회(회장 여운하)를 설립한 주민들은 영동군의 지원을 받아 공동사육장(250)과 저온저장고(70)를 짓고 본격적인 굼벵이 사육에 뛰어들었다. 한해 이 마을서 길러지는 굼벵이는 줄잡아 30만마리. 전국 유통량의 절반이 이 마을서 공급된다. 이 마을 장수풍뎅이연구회는 지난 2009년 충북도내 최우수 농업연구모임에 뽑혔다.

그 덕에 농촌진흥청으로부터 7000만원을 지원받은 주민들은 마을 안에 장수풍뎅이 전시관과 생태학습공간 등을 조성,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등의 체험학습장으로 꾸준한 이기를 끌고 있다.

여운하 회장은 굼벵이의 사육규모가 늘면서 마을서 나오는 표고 폐목이 모자라 외지 것을 구입해 쓸 정도라며 한때 애물단지였던 폐목이 농가에 돈을 벌어주는 보물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굼벵이가 숙취해소나 간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지만, 혐오감 때문에 식품판매가 허용되지 않은 상태라며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침체된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소득작목으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동/손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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