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 상저하고(上低下高), 원화 강세로 경상수지 흑자 축소"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6%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은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와 내수 개선으로 3.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엔저 등에 따른 원화가치 상승으로 무역흑자는 줄고 서비스수지 적자가 확대해 경상수지 흑자의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이에 따라 당분간 확장적인 재정정책의 기조를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통화 당국에 대해선 경제주체의 신뢰확보를 위한 노력을 강조, 이달 한국은행의 기습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KDI는 23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지난해 11월 예상치(3.0%)보다 0.4%포인트 낮은 2.6%로 제시했다.

정부의 추경 예산안 발표 전에 12조원의 세입 경정 분만 반영한 한국은행의 전망치 2.6%보다 다소 보수적인 시각이다. 정부는 3월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3%에서 2.3%(추경 배제)로 낮춘 바 있다.

KDI의 성장률 전망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예상치(2.8%), LG경제연구원(3.0%) 등에 비해 낮다.

KDI는 "우리 경제는 올해 완만한 개선 추세를 보이면서 비교적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후 2014년에 세계 경제가 점차 회복하면서 수출증가세가 확대되고 내수도 개선 추세를 지속해 3.6%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한은(3.8%), IMF(3.9%), ADB(3.7%) 등 보다 낮다.

올해 분기별 성장률 전망은 2분기가 0.7%로 1분기 실적(0.9%)에 못 미쳐 바닥을 친 뒤 3,4분기에 각 1.0%로 올라서 하반기에 성장흐름이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원유 도입단가는 올해 배럴당 104달러, 내년 100달러 내외로 전재했고 실질 실효환율로 평가한 원하가치는 엔화가치 하락 등 영향으로 올해와 내년 연평균 5~6% 상승한다고 예상했다.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올해 2.3%, 내년 3.4%다. 설비투자는 하반기부터 늘어 올해 연간 2.8%에 머물지만 내년엔 8% 중반까지 반등할 전망이다.

상품수출 증가율은 올해 6.4%, 내년 8.4%로 예상됐다. 상품수입은 같은 기간 5.1%, 7.8% 각각 증가한다고 봤다.

건설투자는 금융위기 이후 부진이 완화해 올해와 내년 2~3% 확대된다.

경상수지 흑자는 원화가치 상승으로 올해 397억달러에서 내년 307억달러로 축소될 전망이다.

특히 상품수지 흑자는 올해 430억 달러에서 내년 368억 달러로 급감하고 서비스수지 및 본원·이전소득수지 적자폭은 33억달러에서 61억달러로 확대한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1.8%, 내년 2.6%다. 실업률 전망은 3.3%, 3.2%다. 취업자는 지난해(43만7000명)보다 적지만 연평균 30만명 내외의 안정적인 증가세가 지속한다고 내다봤다.

KDI는 앞으로의 정책방향에 대해선 "재정정책은 당분간 확장적인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중기적으로는 구체적인 재원마련 계획 등을 감안해 재정지출의 급격한 증가를 방지할 수 있도록 국정과제의 우선순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금융정책은 국민행복기금의 포괄적 채무조정을 일회성으로 제한하고 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장기채무자의 자립을 유도할 것과 단기성 국제자본의 유출입으로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우려되는 경우 거시건전성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정책 방향은 정년연장법의 정착을 위한 중고령층의 고용안정 제고, 고용주 부담 완화 등을 제시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