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30도를 웃도는 한 여름 날씨를 보인 26일 세종시 어진동 세종호수공원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세종시 랜드마크로 꼽히는 세종호수공원에서 물놀이를 하는 어린이들이 크게 늘어나자 공원을 관리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고민에 빠졌다.

호수공원을 찾는 어린이가 많다는 것은 호수공원 활성화를 반증하는 것으로, 공원을 조성·관리하는 행복도시건설청 입장에서 볼 때 반길만한 일이다.

하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엄청난 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익사사고라도 나면 일부를 통제하는 등 호수공원 운영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정식 개장한 세종호수공원은 지난 11일부터 주말과 휴일 수천명의 가족단위 탐방객들이 몰리는 등 세종시의 대표적인 휴식·여가공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호수변 곳곳에는 수십개의 텐트가 설치돼 있고, 해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150m 길이의 모래사장 변 등에는 100여명의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지난 25일부터는 집에서 튜브보트와 비치볼 등을 갖고 와 물놀이는 즐기는 어린이도 등장했다. 바닷가나 강가와 다를 바 없는 물놀이장으로 변모한 것이다.

세종호수공원의 물은 인근 금강에서 끌어올린 것으로, 6개의 수중확산장치와 수질정화시설 등을 통해 연중 2급수의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물놀이를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수질이다.

하지만 세종호수공원에선 원칙적으로 물놀이를 즐길 수 없도록 돼 있다. 이곳에서 물놀이를 하면 수질오염은 물론 익사사고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많은 어린이들이 정규규격 축구장의 62배 크기(담수면적 32만2000㎡)인 호수공원에서 즐기는 물놀이를 단속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물놀이를 단속하려면 최소 10여명 이상의 전문인력이 필요하고, 전망대와 엠프 등 방송시설 등 별도의 수상구조 시설도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행복도시건설청은 호수변 5m 이내에서 물놀이를 하는 것을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해수욕장이나 강수욕장처럼 호수변에서 10m 정도 떨어진 지점에 '접근금지'란 글귀가 쓰인 줄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어린이들이 한복판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호수공원 한복판 최고 수심은 3m다.

행복청 관계자는 "호수공원이 시민의 사랑을 받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시민의 안전과 질서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가급적이면 물속으로 들어가지 말고 들어가더라도 호수변 3m 이내에서 발을 담그는 정도의 질서를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정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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