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재ㆍ보선서 주도권 승부수 띄울듯

'경쟁적 협력관계' 또는 '경쟁적 동지'로 자리매김하는 듯하던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측이 10월 재ㆍ보선을 앞두고 정면승부 채비를 다지고 있다.

독자세력화에 나선 안 의원측이 "10월 재·보선 때 전 지역에 후보를 내겠다"며 기세를 올리자, 민주당도 전면전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협력'보다 '사활을 건 경쟁' 쪽으로 양측 관계가 쏠리는 분위기다.

전국 10곳 안팎에서 치러질 10월 국회의원 재·보선은 향후 야권 재구성 과정의 주도권을 둘러싼 1차 분수령이라는 점에서 양측 모두 명운을 건 일전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민주 "더이상 양보는 없다" = 김한길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4·24 노원병 보궐선거 때와 같이 민주당이 후보를 양보하는 일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검승부를 예고했다.

이와 관련, 당 고위관계자는 27일 "모든 지역에서 후보를 내는 것은 물론이고 현재로선 단일화도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재·보선 기획단을 조기에 출범시키고 인재 영입 및 혁신 작업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여기에는 텃밭인 호남과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을 내줄 경우 당 존립기반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깔려 있다.

당 관계자는 "안 의원측이 비호남에서 2등 전략을 구사한다면 우리는 1등 필승전략으로 맞불을 놓을 것"이라고 '투지'를 드러냈다.

다만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이 불고 있는 호남에서 '판'이 커질 경우 민주당으로선 방어하는 입장이어서 심리적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안 의원에 대한 견제 심리도 커지고 있다. 김영환 인재영입위원장은 SBS 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 현재 국회의원 선거구제도가 선거구별로 1명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임을 상기시키며 "현재로선 제3신당이 출현, 양당제를 무너뜨리고 괄목할만한 정치세력이 되기 어렵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안측 "호남 필승"…비호남권선 '2등 전략' = 정치세력화를 공언한 안 의원 측에서는 10월 선거에서 가급적 모든 지역에 후보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10월 선거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야 이후 신당 창당 등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특히 호남 등 야권 우세지역에서 민주당을 상대로 반드시 승전보를 울림으로써 민심의 풍향계가 달라졌음을 보여주겠다며 전력을 기울일 태세다.

안 의원측은 지난 대선 때 안풍의 진원지였던 호남지역에서 '안철수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했다며 10월 선거가 예상되는 호남 지역 1∼2곳에 기대를 걸고 있다.

벌써 안 의원측은 호남에 출전할 후보군으로 인지도가 높은 저명 인사를 포함해 두루두루 물색 중이며 내부에선 호남 출신인 장하성 '정책네트워크 내일' 소장 등이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한 핵심관계자는 "호남에서 재ㆍ보선이 치러진다면 안 의원에게는 큰 부담인 동시에 기회"라며 "만약 호남 2곳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민주당과의) 게임의 절반은 이긴 셈"이라고 내다봤다.

안 의원 측은 야권의 승리를 점치기 어려운 수도권이나 새누리당 우세 지역 등에서는 2위를 차지하는 이른바 '민주당 밀어내기' 전략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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