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강동대학교 교수)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계절의 여왕이기도 한 달이다. 가정의 행복은 개인이 추구하는 최고의 행복이다. 모든 사람이 원하는 행복이 마음처럼 쉽게 이루어 지지는 않는다. 나의 의지로 이루어 지는 것도 아니다. 어느 정도는 시대의 운도 따라 주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도 모든 것이 때가 있다. 그리고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안 되는 일도 많다. 그러한 것이 우리의 삶을 고달프게 만들기도 하고 극한 상황으로 치닫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옛말에 가정맹어호라는 말이 있다. 가정을 이끄는 어려움도 있지만, 국가의 정치를 이끄는 일은 더욱 어려움을 의미하는 것이다. 작은 듯한 살림의 가정이지만, 우리 인생의 기초인 가정을 잘 이끌어야 화목한 집안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삶과 사회의 초석인 가정을 화목하게 잘 이끌어야 국가의 살림도 잘 이끌 수 있다. 국가의 커다란 살림을 이끄는 일은 하늘이 내린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큰 일이다. 이러한 국가의 살림을 이끄는 일은 매우 힘들고 호된 시련이 따르는 일이라는 말로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라는 고사성어(故事成語)가 있다. 이는 국가를 이끄는 정치의 어려움을 의미하지만, 오늘은 사회 초석이 되는 가정(家庭)의 작은 살림을 이끄는 것도 매우 중요하고 힘든 일이라는 것을 되새겨 보고자 한다.
 가정맹어호란 과연 무슨 뜻인가?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란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뜻으로, 가혹한 정치의 폐가 큼을 이르는 말로 예기의 단궁편(檀弓篇)에 나온다.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 말, 나라마다 기강이 어지러워 하극상(下剋上)하는 자들이 많았다. 노(魯)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부(大夫)인 계손자(季孫子)는 백성(百姓)들에게서 세금(稅金)을 가혹(苛酷)하게 거둬들여 엄청난 부(富)를 누렸다. 그래서 공자(孔子)는 계손자가 주(周)나라의 경공(卿公)보다 더 부자라고 점잖게 나무랐다. 어느 날, 공자(孔子)가 제자들과 더불어 수레를 타고 여행을 하고 있었다. 태산(泰山) 근처에 이르렀을 때, 깊은 산 속 어디선가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려와 살펴보니 울음소리는 앞쪽무덤 가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공자(孔子) 일행은 수레를 급히 몰은 후, 제자인 자로(子路)로 하여금 사연을 알아 보니, 이곳은 참으로 무서운 곳입니다. 옛날 시아버님이 호랑이에게 물려 가시고, 이어 남편과 자식도  모두 물려가 죽었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런데, 왜? 그렇게 무서운 이 곳을 떠나지 않느냐고 하자, 그녀는 그래도 이곳은 가혹(苛酷)한 세금(稅金)에 시달릴 걱정은 없다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공자(孔子)는 가혹(苛酷)한 정치(政治)는 호랑이보다 더 사나운 것이다라고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이와 유사한 고사성어로 가렴주구(苛斂誅求)가 있으며, 이 또한, 가혹(苛酷)하게 세금(稅金)을 거두거나 백성(百姓)의 재물(財物)을 억지로 빼앗는 것을 일컫는다.
  이렇든 정치란 매우 가혹한 것이다. 공자는 홍수나 가뭄이 호랑이 보다 백배나 더 무섭고, 홍수나 가뭄보다 빛 독촉은 훨씬 더 두렵다 하였다. 우리의 역사인 이익의 성호사설에도 태산 호랑이와 영주의 뱀에게 삼대가 물려가 죽어도 그곳을 떠나지 않고 살았는데, 이는 백성이 두려워하는 것 중 으뜸은 가혹한 정치라고 하였다. 만약 가혹한 정치가 없었다면, 몇 해의 흉년으로 인해 온 고을이 텅 빌 정도로 주민이 다 떠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정치의 어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으며, 국가의 정치는 차치하고 가정을 이끄는 살림도 요즘 같은 시절은 매우 힘들고 어렵다. 역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시 정치인들이 얼마나 부패했는가를 알려주는 것이며, 정치가 부패하고 혹독할수록 위정자는 백성의 고혈(膏血)을 짜기 마련이다. 요즘 현대 사회는 복지국가(福祉國家)를 추구하는데, 복지란 좋은 정치의 실현이나, 그 예산은 어디서 산출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재원 없는 복지는 있을 수 없고, 그 모든 재원은 국민의 혈세 이다. 따라서, 국가, 사회, 개인 삼주체 모두가 행복해 하는 세상을 위한 최고의 정치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목표이다. 이를 위하여 개인이 건강하고 가정이 화목하고 사회가 행복한 강건한 국가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며 최고의 행복실현 복지국가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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