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복(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

 최근에 발표되는 정보기술의 발달양상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발전의 속도뿐만 아니라 지식화된 첨단기능 면에서도 놀라운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과거 10년의 변화가 지금은 1년에도 미치기 어려울 만큼 변화가 무쌍하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가전제품의 예를 보더라도 새롭게 판매되는 제품의 성능을 다 익히지 못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하루 종일 접하는 휴대 전화도 갖추고 있는 기능의 절반도 사용하지 못하다보니 이제는 필요기능만 탑재하고 비용을 낮춘 제품들까지 선보이는 실정이다.
 이렇듯 우리는 범람하는 각종 정보와 물질기능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롭게 바뀌다보니 제품의 수명주기는 나날이 짧아지고 거기에 비례해서 인간의 육체적 기능은 점점 퇴화돼 가고 있다. 편리한 것이 결코 편안하고 유익한 것만이 아님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십 수 년 전만 해도 가까운 사람의 전화번호는 거의 다 외워서 사용했는데, 이제는 일일이 번호를 누를 필요조차 없어졌다. 몇 가지 기능만 익히면 손쉽게 저장해놓고 사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편리성이 불행히도 인간능력의 퇴화를 가져옴은 물론, 각종 전자파에 쉽게 노출되는 상황을 만든다. 아직 유해성이 눈에 띄게 나타난 것은 아닐지라도 심장박동 증가나 수면장애 등과 같은 크고 작은 문제점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첨단화되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는 그 이면에, 이로 인해 파생되는 새로운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산이나, 강, 바다 할 것 없이 인간의 발길이 닿는 곳은 그 어디든 인간이 남긴 흔적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광활한 우주도 더 이상 청정 지대가 아니라 쓰레기 천국이라 한다. 수십 아니 수백 년이 지나도 미생물에 조차 분해되지 않는 쓰레기들이 산을 이루고, 이것을 순환하는 상위개체 생물들이 먹다보니 먹이사슬의 가장 정점에 있는 인간이 결국 피해 당사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우리는 만들어낼 줄만 알았지 제대로 활용하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 제품의 제작 초기부터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야 하는데 제작기술자들은 신제품 출시 경쟁에만 사활을 건다. 그러다보니 몇 년 지나면 부속품이 단절되어 사용이 불가능해지고 버려진다. 제품의 내구성도 문제다. 겉모양은 화려하게 소비자의 구매의욕을 자극하는 형태로 발전했지만 쉽게 망가진다. 그이유가 너무 견고하게 만들면 새 제품 교체 주기가 길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쨌든 우리는 이제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하여 심도 있게 연구하고 활용해야 할 때다. 우리의 주 에너지원인 화석연료 석유는 앞으로 대략 40여년, 천연가스는 70여년, 석탄은 100년 이 지나면 고갈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또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도 심각한 환경문제로 대두되었다. 그러므로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환경오염의 가능성이 적고 자급자족이 가능한 재생에너지 분야가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매우 유용하다. 특히 각종 쓰레기를 비롯한 부산물도 이용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경제적 효익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국가적 여건에 맞는 재생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은 국가의 몫이다. 국가는 환경비용을 상쇄하기 위한 세금부과, 기술연구와 산업 혁신지원, 기술자 양성, 국토재정비, 온실가스의 배출규제, 에너지 소비 표준 마련 등 다양한 정책을 수립 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 모든 요건을 갖추고 실천하기에는 관련 비용이 많이 수반되므로 우선순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먼 후세세대의 자원을 미리 앞당겨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느 시대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에너지 자원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무분별한 환경파괴와 에너지 사용은 필연적으로 에너지 고갈을 앞당기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역사는 반복되지만 잘못된 결과를 반복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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