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야생 진드기로 불안에 떨고 있다. 야생 진드기가 옮기는 바이러스로 인해 4명이 사망하고 몇몇 지역에서 의심환자 발생이 잇따라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충청권에서도 충주와 홍성·부여 등 3곳에서 유사증상환자가 잇따라 발생했고 26일 낮 유사증세를 보이던 77세 노인이 사망,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농촌에서 밭일을 하거나 산나물 채취를 위해 산에 들린 이후 벌레 등에 물려 갑작스런 구토와 발열·설사, 또는 감기몸살과 고열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보건당국은 식욕부진과 고열, 백혈구 감소 등 살인진드기 바이러스 감염과 유사한 증세를 보여 역사조사를 실시 중이다.
충북도와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야생 진드기가 옮기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는 첫 발병사례가 확인된 2012년 전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감염율, 치사율도 크게 높지 않다.
보고되는 의심환자 역시 SFTS 증상을 보인다는 것이지 바이러스 감염 여부도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야생 진드기 일부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SFTS 바이러스는 첫 발병 사례가 있었던 2012년 이전부터 존재해온 것으로 보이며 이를 옮기는 작은소참진드기라는 야생진드기는 30여년 전 부터 국내에 서식해왔다.
과거에도 유사한 증상을 보이다 숨진 환자가 있었겠지만 그 원인이 SFTS 바이러스라는 것이 최근에 드러났다는 것이다. 또 이 바이러스에 걸리는 야생진드기의 비율은 전체의 0.5%이하로 나타났고 감염된 진드기라도 전파하는 바이러스 양이 달라 진드기에 물렸다고 해서 SFTS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SFTS의 치사율 역시 대규모 발병자가 나온 중국에서 초기 발생 당시 30%로 알려졌으나 최근 중국 당국 발표로는 6% 정도다. 20~30% 치사율을 보이는 일본 뇌염 바이러스에 비해 낮고 야외활동 중에 걸리기 쉬운 곤충을 매개로하는 다른 감염병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비슷하게 야외활동 시 걸리기 쉬운 유행성출혈열과 쓰쓰가무시병처럼 예방백신 또는 항생제가 따로 없기 때문에 예방을 위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현재 치료제는 없으나 증상에 따른 대증요법을 통해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므로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충북도와 시·군은 특별방역대책을 마련, 사람들이 많이 찾는 취약지에 대한 방역소독을 실시하고 곤충 기피제와 팔토시 등 예방물품 6000여 개를 농민·잔디밭작업자, 군인 등에 나눠줬다.
이어 3억2800만원의 긴급 예산을 투입해 농민과 축산농가 등에도 추가 배부하는 등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60대 이상 고령자의 감염률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면역력이 취약한 어린이들이 현장학습 등으로 야외를 찾게 되는 경우도 많은 만큼 어린이 집, 초등학교 등과 야외 관광 명소를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예방 교육·계도 활동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여기다 원인이 밝혀진 만큼 발병 의심환자에 대한 일선 의료기관의 신속한 진단과 적시·적정 진료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보건당국의 세심한 대책이 마련된다면 근거 없는 ‘야생진드기’ 불안감 확산은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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