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무서운 루키 류현진(26)이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전역으로 전파를 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신들린 완봉투를 뽐내고 전국국 스타로 발돋움했다.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 ESPN은 미국 두 번째 도시를 연고로 한 라이벌 대결인 다저스와 에인절스의 경기를 전역에 생중계했다.

ESPN은 인터리그 주간을 맞아 이날 서부지역 '프리웨이 시리즈' 경기와 뉴욕 양키스-뉴욕 메츠 간 '서브웨이 시리즈' 경기를 메인 경기로 편성했다.

그만큼 팬들의 관심이 많은 경기에서 류현진이 제대로 일을 낸 것이다.

5승 3패, 평균자책점 2.02를 올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우완 투수 셸비 밀러와 더불어 올해 내셔널리그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는 류현진은 마이크 트라우트, 마크 트럼보, 앨버트 푸홀스 등 거포가 즐비한 에인절스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9이닝 동안 한 번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 효과적인 투구수(113개)로 삼진 7개를 뽑아내고 땅볼 12개를 뽑아내는 능력, 시속 153㎞까지 찍은 '파이어 볼'과 날카로운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팔색 변화구 등 한국에서 온 괴물신인 류현진을 상징하는 것을 몽땅 모아 놓은 '종합세트'가 안방으로 생생하게 전달됐다.

가수 싸이의 젠틀맨 노래에 맞춰 타석에 들어선 3회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로 팀의 첫 안타를 때린 장면까지 무엇하나 흠잡을 것이 없었다.

안정된 제구로 사4구 하나 없이 깔끔하게 완봉승을 이끈 것 또한 팬들의 뇌리에 남을만한 명장면이었다.

완봉 역투로 시즌 6승(2패)째를 장식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2.89로 끌어내리고 신인왕 경쟁에 본격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지 중계진은 두둑한 배짱과 실력을 겸비해 단 안타 2개 만으로 에인절스 타선을 꽁꽁 묶은 류현진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그의 이름 석 자를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알리는 데 앞장섰다.

류현진이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할 기회는 이달 초에도 있었다.

6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가 ESPN 인기 프로그램인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에 방영되면서 지명도를 높일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의 집중력 좋은 타선에 6이닝 동안 안타 8개를 맞고 4실점, 시즌 2패째를 안아 체면을 구겼다.

당시 제구 난조, 1회 실점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드러낸 류현진은 23일 만에 다시 전국 전파를 탄 이날 결점 하나 없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환골탈태한 모습을 선사하며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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