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구속 최고…볼 배합도 절묘해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서 왼손 투수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을 키운 은사 김인식 전 감독은 "한화에 있을 때도 이런 공을 던진 적이 없다"며 메이저리그에서 첫 완봉승을 따낸 제자를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류현진이 29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를 제물로 빅리그 첫 완봉승을 낚을 무렵 김 전 감독은 MBC 스포츠플러스 스튜디오에서 해설위원으로 제자의 투구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지켜봤다.

김 전 감독은 "경기 중반까지 최고 시속 153㎞짜리 빠른 볼을 던질 정도로 직구 구속이 좋았다"며 "볼 종속이 좋다 보니 스트라이크 존에 높게 들어가더라도 멀리 뻗어가는 공이 없었다"고 평했다.

그는 "1회 앨버트 푸홀스가 딱 하고 때렸을 때 펜스를 넘어가는 줄 알았지만 류현진의 직구에 눌려 멀리 날아가지 못했다"며 "한화 시절 아주 빨라야 151㎞를 찍던 류현진이 미국 진출 후 가장 빠르고 좋은 공을 던졌다"고 극찬했다.

김 전 감독은 류현진과 포수 A.J. 엘리스 배터리가 보여준 볼 배합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에인절스 타선이 류현진의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자세히 연구하고 온 것으로 보이는데 경기 초반 다저스 배터리가 역으로 직구 위주 승부를 펼쳤다"며 "1∼3회 직구 위주 패턴, 4∼6회 변화구 위주 배합, 7회 이후 직구를 비롯해 4가지 구종을 정신없이 섞어 던지는 통에 에인절스 타선이 완벽하게 묶였다"고 분석했다.

김 전 감독은 베테랑 엘리스의 리드에도 후한 점수를 줬다.

특히 3회 2루타를 때리고 슬라이딩까지 한 류현진이 쉴 새 없이 4회 마운드에 오르자 엘리스가 류현진에게 다가가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준 장면도 류현진의 완봉승에 큰 도움을 줬다고 진단했다.

류현진은 빅리그에서 승리를 거둘 때마다 스승 김 전 감독에게 국제전화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특별한 제자다.

이날도 김 전 감독과 전화 통화로 완봉의 기쁨을 함께 나눈 류현진은 "마크 트럼보의 타구에 왼쪽 발을 맞았는데 뼈에 이상이 없다"는 말로 스승을 안심시켰다.

이어 "어떻게 그렇게 빠른 볼을 던졌느냐"는 김 전 감독의 물음에 "감독님이 해설을 하신다고 하니 잘 보시라는 뜻에서 더 빨리 던졌다"고 능글능글 받아쳤다고 한다.

김 전 감독은 "미국 진출 후 류현진이 최고의 볼을 던진 만큼 다음 상대인 콜로라도(6월 3일)와의 경기에서도 자신 있게 공을 뿌렸으면 좋겠다"면서 "피해가지 말고 투구수를 아껴 오늘처럼 빨리빨리 타자를 처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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