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군 강내면의 한 음식점에 둥지를 튼 제비의 모습.



청원군의 강내면 태성리의 한 2층 건물에 7쌍의 제비가족이 둥지를 틀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건물은 김형회(53)·안명순(52)씨 부부가 고깃집을 운영하는 곳으로 동네에서는 일명 ‘제비집’으로 통한다.

1층 식당 입구에 3개, 식당 안에 1개, 2층 처마에 3개 등 모두 7개의 제비집이 있기 때문이다.

반달모양의 둥지를 바삐 오가며 갓 부화한 새끼들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어미의 모습은 이제 이 근방 최고의 명물이 됐다.

제비가족과 김씨 부부의 동거가 시작된 것은 4년 전부터다.

김씨는 “처음 제비 부부가 둥지를 틀고 2마리의 새끼를 낳아 기를 때만 해도 단순히 신기한 정도였는데 해마다 우리 집을 다시 찾아주니 이제는 가족 이상의 깊은 정이 들어버렸다”고 말했다.

이렇게 연을 맺고 나니 해마다 제비 식구가 한 쌍, 두 쌍 늘어 이제는 7쌍이나 됐다.

김씨 부부는 “제비가족과 4년을 함께 하니 이제는 안 보이면 서운하고, 눈으로 직접 봐야 마음이 놓인다”며 “제비집이 계속 늘어나더라도 방해하지 않고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다”고 웃었다.

김씨 부부와 제비들의 정겨운 동거는 마을 주민들도 반기는 볼거리다.

이웃 주민은 “옛날부터 복의 상징인 제비가 해마다 김씨 집을 찾아오니 마을로서도 기분 좋은 일 아니겠느냐”고 즐거워했다.

참새목 제비과인 제비는 한때 한국에서 가장 흔한 여름 철새 가운데 하나였으나 지금은 도심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청원/김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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