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출범후 첫 전국선거…중간평가 성격

'풀뿌리 민주주의'의 선량을 뽑는 제6회 6.4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오는 4일로 꼭 1년 앞으로 다가온다.

지난 5월말 기준으로 기존의 16개 광역단체장에다 세종자치특별시장, 기초단체장 225명, 광역의원 761명, 기초의원 2888명, 시도 교육감 17명을 동시에 선출하는 매머드 선거다.

내년 지방선거는 박근혜정부 출범 1년4개월 후에 처음 치러지는 전국 선거라는 점에서 정치적으로는 중간평가의 성격을 띠게될 전망이다.

특히 2016년 20대 총선, 나아가 2017년 19대 대선을 향하는 민심의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는 풍향계로 여겨져 여야 모두 사활을 건 일전을 벌일 태세다.

여당의 '힘있는 지역 일꾼론'에 맞서 야당은 '정권 중간평가론'으로 맞불을 놓으며 격돌할 전망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양당 대결로 치러질지, 아니면 독자세력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안철수 신당'까지 가세한 3자 구도로 치러질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 같은 구도에 따라 선거결과는 물론 향후 정국주도권이 달라질 수 있고, 나아가 현재의 정치지형 또한 뿌리째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풀뿌리 정치' 20년 엇갈린 명암 = 1952년 도의회 의원을 선출한 후 사라졌다가 지난 1995년 부활한 지방선거가 내년이면 19년의 역사를 맞게 된다. 성년 지방시대의 개막을 의미한다.

지방자치제도는 지역마다 각기 다른 주민의 일상생활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풀뿌리 민주주의로 통한다. 실제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지역별로 각기 다른 문화와 정서를 유지하면서 주민의 정치참여를 높이는 긍정적 효과를 거두어온 측면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그러나 민선 단체장들이 표를 의식해 '전시ㆍ선심행정'에 매달리면서 지방재정이 크게 악화한 것은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지목된다. 호화청사 건설, 수익성을 무시한 경전철 공사, 지역축제 난립 등이 '혈세낭비'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정권 중간평가 성격…'안철수 신당' 여부 주목 = 내년 선거는 박근혜정부 1년여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띠고 있다.

선거가 갖는 정치적 함의 자체가 과거 지방선거와는 사뭇 다르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승리하면 박근혜 대통령은 확실한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면서 집권 중반을 순조롭게 이끌어갈 발판을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행정과 의회 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장악하게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야권이 승리하면 정국 주도권이 야권으로 넘어가면서 임기 중반에 들어서게 되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선거 승패를 논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아직은 정국의 변동성이 높은데다, 주요 변수로 꼽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독자세력화 또한 '현재진행형'이어서다.

현재 여권은 인사파동과 정부조직개편 지연처리 등 박근혜정부의 초기 난항과 더불어 경제위기, 한반도 안보위기 등 불안요인에 둘러싸여 있고, 야권은 지난해 총·대선 패배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 차기 대권의 교두보로 삼을 신당 창당을 조심스럽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파괴력은 아직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다만 신당 창당시 지방선거 성적표는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의 향배와 더불어 정계개편 여부의 중대 변수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추론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승패 분기점은…수도권 '빅3' 관심 = 서울시장·경기지사·인천시장 가운데 두 군데, 그중에서도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기는 쪽이 나머지 시ㆍ도지사 선거의 승패와 상관없이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간주돼왔다.

나머지 지역은 대체로 지역에 기반을 둔 정당출신 후보를 지지해 왔기 때문이다.

수도권 '빅3'는 정치인에게는 대선 등용문으로 인식돼 있어 더더욱 결과가 주목된다.

실제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2년 서울시장 당선 후 5년 뒤인 2007년 청와대에 입성했고, 박원순 서울시장도 재선 성공시 단숨에 대권주자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대망론'을 품고 있다

절대 강자가 군림하지 않는 충청권의 '중원 싸움'도 치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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