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여성범죄…심야 콜택시 이용 늘어
안심귀가 서비스 제공 ‘핑크택시’ 관심
충북경찰-청주시 협약 “50여대 증차”

사진=3일 충북지방경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여성안심 핑크택시’ 운영 협약식에서 한범덕 청주시장과 홍성삼 충북경찰청장, 이광려 청주 시민콜택시 사장(왼쪽부터)이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새벽 청주흥덕경찰서 복대지구대가 부산스러워졌다.

20대 남성으로부터 여성 실종·납치 신고가 들어왔기 때문. 신고를 한 남성은 “아는 누나가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가다 갑자기 연락이 끊어졌다”며 불안해했다. 경찰은 이 남성을 달래는 한편, 여성의 소재파악에 나섰다. 통화기록 조회결과 마지막 위치추적 장소 인근을 수색한 경찰은 주민들과 함께 술을 마신 이들을 상대로 탐문을 이어갔고, 귀가 중이던 이 여성이 잠깐 잠이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같은 신고는 최근 늘어나는 분위기다. 경찰 관계자는 “대구 여대생 살인사건 등으로 자녀·친구가 연락이 안 되거나 단순히 집에 늦게 들어오더라도 다급하게 실종신고를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에서 여대생을 살해하고 경주의 한 저수지에 시신을 버린 조명훈(24)씨가 검거되는 등 최근 잇따르고 있는 여성 관련 강력범죄에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밤늦게 귀가하는 시민들이 버스나 일반택시보다 콜택시를 이용하는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업체와의 통화기록과 승객을 태운 차량기록이 남아 일반택시보다 안전하다는 판단 때문.

청주시내 콜택시 업체 관계자는 “여름철이 다가오며 성범죄 등에 불안한 여성을 중심으로 콜택시 신청건수가 늘어나고 있다”며 “귀가 때 흔적을 남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사람들은 택시를 탄 이후 곧바로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무슨 택시를 탔다고 전화를 하기도 하고, 뒤에 남은 사람들이 택시번호를 적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안심귀가’를 원하는 여성과 어린이 등 교통약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청주시내 ‘핑크택시’가 50대 늘어난다.

외관이 분홍색인 ‘핑크택시’는 차량번호와 이동경로가 승객 보호자에게 발송되는 안심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시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현재 청주시내를 운행하는 핑크택시는 66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충북지방경찰청과 청주시는 3일 한범덕 청주시장과 홍성삼 충북경찰청장, 시내 택시업계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여성 안심 핑크택시 협약’을 맺고, 핑크택시를 단계적으로 증차키로 했다.

청주시는 향후 50대가량 증차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대당 150만∼160만원의 도색 비용을 조만간 추경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경찰은 성범죄 등 부적격자를 제외한 모범운전자가 핑크택시를 운전토록 ‘성범죄 전과조회’에 협조할 계획이다. 또 택시 내 단말기와 QR코드 등을 이용한 예방 보호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이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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