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공격진서 제외… 레바논 ‘벌떼수비’ 고려



손흥민(21·함부르크)과 지동원(22·아우크스부르크)이 레바논과의 일전에서는 조커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공격수는 세계 최고의 리그로 발돋움하는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한 터라 선발 출전의 가능성도 점쳐졌다.

그러나 최강희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레바논전의 특수성과 개별 선수의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베테랑들을 전방에 포진하기로 했다.

최 감독은 레바논이 밀집수비를 펼칠 것이라는 점을 주전 공격수를 선정하는 데 일차적인 기준으로 삼았다.

뒷공간이 생길 때나 수비가 헐거울 때 침투나 돌파로 파괴력을 발휘하는 선수가 있는 반면 스피드, 돌파력이 떨어지더라도 앞에 선수들을 뒀을 때 힘을 낼 수 있는 선수가 있다는 게 최 감독의 견해다.

손흥민, 지동원은 전자에 가까운 장점이 있고 최전방 공격수로 낙점된 이동국(전북 현대)은 후자의 역량을 지녔다는 것이다.

최 감독은 “손흥민 같은 선수가 수비를 등지고 펼치는 플레이를 못한다는 게 아니라 그런 플레이를 더 잘하는 선수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흥민, 지동원은 한국이 선제골을 터뜨려 레바논의 밀집수비가 느슨해지면 추가 득점을 위해 투입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지난해 6월 홈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최종예선 2차전에서도 손흥민, 지동원을 조커로 꺼내 들었다. 한국이 전반 30분, 후반 2분에 골을 터뜨려 2-0으로 앞서자 손흥민, 지동원이 차례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최 감독이 이번에 이들을 조커로 기용하는 다른 이유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건 일전에서는 안정적 경기력이 확보돼야 한다는 견해에도 있다.

잠재력의 수준, 기량의 최고치가 높더라도 꾸준히 일정한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단계에 접어들지 못하면 고비에 기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 감독은 손흥민, 지동원이 잘할 때 자기 수준의 120%를 보여주지만 못할 때는 40%로 떨어지는 기복을 노출해 이들 선수의 기용이 자칫 모험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손흥민, 지동원은 한국이 이번에 레바논전에서 이겨 브라질 월드컵 본선행이 가시화하면 홈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 이란과의 경기에서 더 큰 임무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감독은 레바논전의 결과에 따라 손흥민의 기용도가 달라질 것이라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그는 “선수들의 개별적 장점이 뚜렷해 공격진을 조합할 때 많이 고민했다”며 “모두 컨디션도 좋아 (선발에서 탈락한 선수들 사이에) 불만이 생길 수 있다는 걱정도 했다”고 말했다.

한국과 레바논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은 5일 새벽 2시 30분(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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