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은 이번에도 베이루트 원정길에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승점 3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은 5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 1-1로 힘겨운 무승부를 거두며 레바논과의 악연을 이어갔다.

한국과 레바논의 역대 전적은 7승 2무 1패로 한국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중 1무 1패는 이날 경기까지 합쳐 한국이 최근 2년간 레바논 원정에서 거둔 성적이다.

특히 2011년 11월 15일 열린 3차 지역예선 레바논 원정 경기는 한국이 '시한부 감독'을 사령탑에 앉힐 정도로 극심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던 발단이 됐다.

당시 조광래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졸전 끝에 1-2로 패했다.

9월 한국에서 6-0으로 완파당한 레바논이었지만 자신들의 홈 경기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레바논은 초반부터 매서운 공세를 펼쳤다. 한국은 전반 4분 선제골을 내주고 경기 내내 끌려다녔다.

전반 18분 이근호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구자철이 성공시키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전반 31분에는 레바논이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한 골 더 달아났다.

거친 잔디로 제대로 된 패스 플레이를 펼치지 못한데다 조급한 플레이가 이어지면서 결국 굴욕적인 패배를 맛봤다.

약체 레바논을 상대로 승리를 거둬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하려한 한국은 쿠웨이트와의 마지막 6차전에서 패배하면 탈락할 위기에 처했다.

조광래 감독은 결국 경질됐고 한국 축구는 최종예선도 나서지 못하고 탈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프로축구 전북을 이끌던 최강희 감독이 긴급 투입됐다. 잘 나가던 감독을 내줘야 한 전북도 '베이루트 참사'로 엉뚱한 불똥을 맞은 셈이었다.

이후 한국은 홈에서 열린 최종예선 2차전에서 레바논을 3-0으로 꺾고 설욕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날 원정 경기에서는 또다시 승리를 거두는 데 실패하면서 '레바논 악연'은 계속됐다.

지난 원정 경기처럼 초반에 선제골을 내줬고 슈팅이 3번이나 골대를 맞추는 극심한 불운에 시달려야 했다.

남은 2차례 홈경기에서 큰 부담을 안게됐다는 점도 지역예선 당시의 위기 상황과 닮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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