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 시즌 최다 메이저우승·최다승 등 '순항'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안고 기뻐하고 있는 박인비.




2013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2연승을 거둔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맏언니' 박세리(36·KDB금융그룹)도 뛰어넘을 태세다.

세계랭킹 1위인 박인비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 로커스트힐 골프장(파72·6천534야드)에서 열린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카트리나 매슈(스코틀랜드)와 동타를 이룬 뒤 3차 연장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박인비는 올 시즌 4승을 거두며 LPGA 투어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쌓았다. 통산 7승, 메이저대회는 3승째다.

특히 올해 열린 2개 메이저대회를 휩쓸어 사실상 '독주 체제' 굳히기에 나섰다.

LPGA 투어에서 단일 시즌 내 메이저대회 백투백 우승(연승)을 이룬 것은 2005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LPGA 챔피언십을 석권한 이후 8년 만이다.

박인비가 안정된 경기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시대를 열어젖히면서 한국 선수 중 LPGA 투어에서 가장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박세리의 각종 기록에 다가서고 있다.

박세리는 1997년 미국 무대에 데뷔, 이듬해 LPGA 챔피언십에서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어 바로 다음 메이저대회였던 US여자오픈에서는 '맨발 투혼'의 감동을 연출하며 정상에 올라 한 해에만 두 번 '메이저 퀸'에 올랐다.

이후 박세리는 2001년 브리티시 여자오픈, 2002년 LPGA 챔피언십, 2006년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 등 총 5회 메이저대회를 제패했다.

박세리가 한 해 2차례 메이저대회 우승한 것은 1998년이 유일한데, 박인비는 이미 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올해부터는 에비앙 마스터스가 메이저대회로 추가되면서 우승 기회가 한 번 더 생긴 만큼 박인비는 '한국 선수 시즌 최다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을 넘볼 수 있다.

박인비는 US여자오픈(2008년),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LPGA 챔피언십(이상 2013년)에서 우승을 맛보며 박세리가 이루지 못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도 한발 더 다가섰다. 브리티시 여자오픈,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왕관을 추가해야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다.

시즌 우승 횟수에서도 박인비는 박세리가 2001, 2002년 남긴 5승에 1승만을 남겨뒀다.

당시 박세리는 시즌 초반부터 막바지에 걸쳐 승수를 쌓았으나, 박인비는 시즌 전체 일정의 절반가량인 13개 대회 만에 4승을 쓸어담아 페이스가 훨씬 빠르다.

 

이 기세가 계속된다면 평소 박인비가 목표로 밝혀 온 '올해의 선수상'도 꿈이 아니다.

아직 한국 선수 중에는 L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 주인공이 배출된 적이 없다. 박세리도 명예의 전당까지 입성했지만, 올해의 선수상은 받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박인비가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막판까지 경쟁을 이어갔으나, 2위에 머문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박인비가 이 대회 전까지 131점으로 루이스(85점)를 크게 따돌리고 있다. 이번 대회 이후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된다.

지난해 2승을 올렸던 박인비는 준우승도 6차례나 했으나, 올해는 기회가 오면 확실히 승수를 쌓으면서 '최강자'의 자리를 굳히는 모양새다.

박세리의 '맨발 투혼'을 보면서 골프선수가 되리라 결심했다는 '세리 키즈' 박인비가 '우상'의 업적을 뛰어넘어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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