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강동대 교수)

   우리 옛 말에 꿀 먹은 벙어리라는 말이 있다. 이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말을 못하는 경우를 일컫는 우리의 속담이다. 강단에서 강의를 시작한 지가 어언 20여년 가까이 되어 가고 있다. 세월이 무수히 빠르게 흐르는 것을 통감한다. 본인이 몸 담고 있는 학과는 보건계열이라 그래도 우수한 학생들이며 충분한 답변을 가지고 있지만 말을 하지 않는다. 참으로 희한한 상황이다. 시대의 흐름인가? 그저 통감을 하면서도 왜 이러는지 고민하고 토론해 보기로 학생들과 약속 했다. 이런 상황에 대한 나의 생각을 표현해 보고, 이를 계기로 요즘의 학생들에 대하여 다시한번 생각해 보고 대한민국의 교육현실에 대하여 느껴보고자 한다.

  외국인이 한국의 교육현실을 바라보며 말하길 대한민국은 교육의 천국이라고 한다. 이는 한국의 교육현실을 비꼬아서 한 말로 한국의 우수 학생은 가만히 앉아서 조용히 수업에 열중하고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학생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것은 현대 사회에 적합한 교육 현장은 아니다. 현재 한국의 강의실은 많은 토론과 현장감 있는 수업은 진행되지 않고 주입식 위주의 조용한 강의로 대부분 진행된다. 이는 고수준이 연구소 연구원들이 묵묵히 이론을 기초로 깊은 생각을 하며 새로운 이론을 창출하려고 하는 분위기 현장이다. 많은 강단의 현직 교수들이 동일하게 느끼는 부분일 것이다. 주입식 강의를 탈피하여 토론식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과 교수가 함께 토론하며 열띤 참여로 진행되는 강의실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대학강단의 바램이다.

  요즘 학생들은 대체로 매우 순수 하다. 내 것이 아니면 건들지 않고 탐내지도 않는다. 모든 학생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본인이 가르키는 학생 대부분은 다 그렇다. 개개인의 학생들을 독립적으로 보고 대화를 해보면 아주 순수하고 성실하고 순박하고 착하다. 그런데, 모두를 모아놓고 단체로 통제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 통제도 안 되고 말도 안 듣고 그저 다른 사람이 하는 데로 따라 가자 하고 각자가 따로 따로 독립된 행동을 한다. 현대사회의 한 형태인 방관자로써 존재한다. 방관자 효과(Bystanding effect)는 현대 사회의 병폐이다. 그저 한 생명이 죽어 가는데도 그저 내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이 관심을 갖고 보살피겠지 하고 방관하다가 사망한다는 사회적 현상이다. 참으로 슬픈 현실이지만, 그것이 우리 주변인 현대사회의 흐름이고 세태이다..   대학의 강단에서 보면 앞서 이야기 했듯이 요즘 신세대의 소통흐름은 꿀 먹은 벙어리이다. 이와 더불어 꿀과 관련된 우리 선조들의 속담이나 격언에 대하여 알아보자. “꿀 먹은 벙어리”란 자기가 느끼고 생각한 것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 한다. 남 앞에서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말을 하지 못하고 알면서도 아무말을 못하는 경우에 "꿀 먹은 벙어리"라고 한다. 또한 남에게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혼자 애 태우는 경우에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한다" 라고 한다. 더불어 “꿀 먹은 벙어리요, 침 먹은 지네”라는 말도 마음 속의 생각을 말하지 못하거나, 할 말이 있어도 겁이 나서 못 하거나 기를 펴지 못하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한 말이다. “꿀도 약이라면 쓰다”라는 말은 자기에게 이로우라고 타이르는 말도 듣기에는 싫다는 뜻이며, 도움이 되는 것도 권하면 잘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를 말이다. 또한, "꿀은 달아도 벌은 쏜다"는 좋은 것을 얻으려면 거기에 그 만한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혹은 어설프게 건드렸다가 봉변을 당하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삶에 도움이 되는 좋은 말들은 잘 받아들여 꿀처럼 현명하고 거짓 없는 순수한 인생을 살았으면 한다. 교육의 현장에서 진실이라는 단어처럼 좋은 말은 없다. 교육현장에서 필요한 말과 행동은 가리고 꿀과 같은 진실된 강의만 진행한다면 한국의 교육현장은 살아날 것이다. 대학의 강의가 교수자신의 언행과 첨단 지식으로 참 논리와 미래 인생 등에 대하여 진실되게 강의한다면 대한민국의 젊은 인재들이 꿀의 참맛과 벌처럼 열심히 일하며 단결하는 사회성을 배워 굳건한 대한민국의 참된 꿀맛을 아는 인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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