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복(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이 나라를 수호하기위해 값진 목숨을 바친 선열들을 추모하고 그 숭고한 뜻을 기리는 달이다. 대통령은 58회 현충일 추념사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에 대해 예우와 존경을 다하는 것은 후손의 의무이자 사명” 이라고 말하며 “순국선열과 보훈 가족을 최대한 지원해 그 공헌을 높이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독립 유공자와 6.25 전사자 유해를 발굴 이장하는 일에도 정성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해마다 6월이 오면 제단을 장식한 하얀 국화가 떠오른다. 어머니 얼굴 같은 하얀 국화는 올해도 변함없이 피고진다.

 우리는 아픈 역사가 많은 민족이다. 개국이래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외침이 있었고 특히 일제36년은 국권마저 강탈당한 치욕의 역사였다. 또 6.25는 동족상잔 이라는 영원히 씻을 수 없는 비극을 우리민족에게 안겨주었다. 아직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지금까지 소재확인 조차 못한 국군 유해가 자그마치 13만구에 이른다. 북한에 남아있는 국군포로 문제도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 국가를 지켜야 하지만 국가역시 국민을 지켜야한다. 조국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처했을 때, 오로지 조국독립과 자유수호를 위해 초개같이 목숨을 던진 호국영령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오늘의 풍요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모든 분들을 기억하고 그분들의 희생을 가슴깊이 새기는 한편, 다시는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것이 후손들이 해야 할 일이다.

 나치의 핍박 아래서 홀로코스트를 경험했었던 유태인들은 참담했던 과거를 잊지 않기 위해 그 사건들을 다룬 「쉰들러 리스트」, 「인생은 아름다워」와 같은 영화를 만들었다. 또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 「운명」이라든가 퓰리처상을 받은 「쥐」 또한 유태인들 작가가 써낸 작품들로 역시 홀로코스트 사건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들의 이러한 노력으로 유태인에 대한 나치의 잔학상은 멀리 떨어진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진 사실이 되었다. 세계를 돌아보면 모든 나라들이 자국을 위해 헌신한 애국자들을 열광적으로 기리고 그들을 존경하는데 앞장서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떠한가. 불과 수년전 일어난 연평해전 이나 천안함 사건당시 전사한 국군 장병들의 고귀한 희생을 국민을 대표한다는 정치인들이 앞장서 부정하고 깔아뭉개지 않았던가. 또한 인터넷에 난무하는 의혹이란 미명은, 외국인들조차 인정한 사실을 조작하고 호도하는가 하면, 무책임한 선동의 비수들이 무수히 날개를 펴고 사이버 세상을 흔드는 미망의 춤을 지금도 추고 있다. 도대체 그들은 누구인가? 아마 정상적 사고를 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거나 이 나라에 있어서는 절대 안 되는 적색분자들임이 분명하다.

 어느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현충일을 ‘이순신 장군이 돌아가신 날’ 이나 학원을 안가는 공휴일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한다. 이지경이 된 것도 따지고 보면 역사를 올바르게 가르치지 못했거나 각종 시험에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는 과목쯤으로 여기게 만든 기성세대 책임이 크다. 이것이 숨길 수 없는 우리 현실의 한 단면이다. 역사는 힘없고 분열하는 민족은 결코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증명해주고 있다.
 제2연평해전을 다룬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한다. 그런데 정치적으로 민감하다 보니 제작비를 후원할 업체가 없어서 촬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배우들도 역사적 사실을 올바르게 알린다는 사명감에 재능을 기부하는 형태로 출현하는 모양이다. 모쪼록 우리 국군 장병들의 값진 희생을 새롭게 조명하고 영화를 통하여 우리의 안보의식이 더욱 굳건히 다져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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