깁슨 애리조나 감독·투수 케네디 빈 볼 시비로 퇴장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위협구를 둘러싸고 집단 몸싸움을 벌인 뒤 귀중한 역전승을 챙겼다.

다저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에서 2-3으로 뒤진 8회 1사 만루에서 터진 포수 팀 페더로비치의 좌월 싹쓸이 2루타에 힘입어 5-3으로 뒤집기 승리를 거뒀다.

양팀은 보복성 위협구를 주고받다가 7회 마침내 벤치 클리어링 사태를 맞았다.

6회말 다저스 공격 때 애리조나 투수 이언 케네디가 시속 148㎞짜리 직구로 다저스 샛별 야시엘 푸이그의 코를 맞혔다.

그러자 7회초 다저스 선발 투수 잭 그레인키가 선두 타자 미겔 몬테로의 등을 정통으로 맞히면서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았다.

이미 기분이 상할대로 상한 상태에서 7회말 1사 후 그레인키가 타석에 들어서자 케네디가 기다렸다는 듯 그레인키의 머리 쪽을 향해 시속 148㎞짜리 직구를 던졌다.

누가 봐도 빈 볼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검은 의도가 진하게 묻어나는 공이었다.

그레인키의 왼쪽 어깨에 위협구가 꽂히자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 선수들이 득달같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빈 볼을 유발한 애리조나 투수 케네디와 커크 깁슨 애리조나 감독이 곧바로 퇴장당하고, 화난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이 몸싸움의 선봉에서 벤치 클리어링을 진두지휘하는 등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 벌어졌다.

분을 삭이지 못한 매팅리 감독은 곧바로 포수 몬테로에게 돌진했고, 깁슨 애리조나 감독도 매팅리 감독을 막으려고 몸싸움을 벌이면서 양팀 선수들이 한데 뒤엉켰다.

클린트 페이건 주심은 깁슨 감독과 케네디를 즉각 퇴장 조치하고 수습에 나섰으나 주먹을 주고받는 등 산발적인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한동안 경기가 중단됐다.

두 명외 푸이그, 마크 맥과이어 다저스 타격코치, 애리조나의 터너 워드 타격 보조 코치 등 3명이 추가로 퇴장 명령을 받았다.

13일 오전 11시 10분부터 벌어지는 애리조나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하는 왼손 투수 류현진(26)은 다칠 경우 팀에 막심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 탓인지 몸싸움에 가담하지 않았다.

그레인키는 8회 J.P.하월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벤치로 들어왔다.

그는 4월 12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카를로스 쿠엔틴에게 던진 빈 볼을 둘러싸고 양팀 선수들의 집단 몸싸움 중 왼쪽 빗장뼈를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가 한 달 남짓 만에 빅리그에 올라왔다.

그러다가 이날 다시 빈 볼에 의한 몸싸움에 휘말려 또 다칠 뻔했다.

퇴장당한 깁슨 감독은 다저스에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트로피를 안긴 스타 출신이다.

1988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9회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대타로 나와 당대 최고 마무리 투수 데니스 에커슬리에게서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굿바이 투런포를 터뜨렸다.

다저스는 몸싸움 직후 8회 초 애리조나에 1점을 내줬으나 공수교대 후 페더로비치의 짜릿한 싹쓸이 2루타로 전세를 다시 뒤집어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승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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