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더위에 많은 사람들이 시원한 커피숍을 찾기 시작했다. 단지 더위를 피하고 맛있는 커피를 즐기려는 것만이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커피숍은 모든 연령층을 아우르는 멀티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켜고 업무를 보는 것, 분위기를 즐기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것도 커피숍을 생활공간 혹은 문화공간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공간의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커피숍을 청주지역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공간 자체가 예술이 되는 곳 ‘모짜르트’
청원군 문위면에 위치한 커피숍 모짜르트의 실내모습.공간 자체가 예술인 커피숍 ‘모짜르트’(청원군 문의면 미천리 114-58·☏043-293-7955)는 문의사거리에서 문의중 방면으로 벚나무 가로수길을 지나면 선물처럼 다가오는 곳이다.

양승예(여·54) 대표가 운영하는 ‘모짜르트’에는 언제나 꽃이 지천이다. 워낙에 꽃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지만 커피숍을 찾는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꽃의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한 양 대표의 마음 때문이다.

덕분에 커피숍 뒤편에 마련된 야외테라스에만 나가도 갖가지 꽃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제 몸에 꼭 맞은 옷을 맵시 있게 입은 것처럼 화분에 담긴 꽃들은 더 큰 아름다움을 전한다.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가 가볍고 지나치게 상업화된 느낌을 준다면 ‘모짜르트’는 무게감 있는 편안함을 안겨준다.

세상에 지쳐 마음의 위로를 받고 싶을 때 훌쩍 떠나고 싶은 곳이랄까.

양 대표가 이 곳 문의에 커피숍 문을 연 것은 지난 2008년이다. 당초 커피와 정통스테이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시작해 이후 커피와 허브차 등을 판매하는 커피숍으로 메뉴를 변경했다. 누구나 가볍게 찾아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이 공간이 저도,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도 모두 즐기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하루종일 클래식 음악에 빠져보기도 하고 책도 읽고. 이 공간에서 만큼은 멈춰진 시간을 만끽할 수 있길 바랍니다.”

‘모짜르트’는 이 건물 1층에 있다. 528㎡(160여평)의 공간에는 9개의 널찍한 테이블과 촛대, 찻잔 등 예쁜 소품들이 가득하다. 올 가을 쯤에는 2·3층에 커피숍만큼이나 아기자기한 펜션이 들어선다. 문의를 찾는 사람들이 묵을만한 공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양 대표가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모짜르트 커피숍 양승혜 대표“문의는 좋은 곳을 가볍게 여행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마을 중에 하나에요. 고속도로도 가깝고 청남대와 대청호미술관, 대청댐도 있고요. 이곳에 걸맞은 숙박시설이 생기면 금상첨화겠다는 생각에서 펜션으로 리모델링할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은 설계도 수정 중이고요.”
이 커피숍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하고, 다양한 허브차 등도 구입할 수 있다.


 나눔의 미학  ‘느티나무’
더운 여름날 아름드리 느티나무만큼 좋은 쉼터가 또 있을까. 청주시자원봉사센터에도 자원봉사자들을 비롯한 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해줄 커피숍 ‘느티나무’(청주시 상당구 중흥로 31번길 1109·☏043-298-1365)가 있다.

‘느티나무’는 원래 청주시자원봉사센터 소속 7만2000여명의 봉사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위해 이숙애 센터장이 사무실을 카페로 개조, 2011년 12월 29일 문을 열었다.

봉사자들이 모이는 공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웃들과 공유하고 그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로 사용하자는 의견이 모아져 일반인에게도 개방하게 됐다.

청주자원봉사센터 이종순회장이 커피숍 느티나무에서 실내를 둘러보고있다.커피와 녹차, 매실차, 주스 등을 판매하는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음료가 1000원이라는 것이다. 17명의 자원봉사자가 오전·오후로 매일 2명씩 봉사하고 이렇게 얻어진 수익금은 재료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충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값지게 쓰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수익금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커피숍 문을 열고 1년간은 사무실에서 운영했고, 올해부터 이종순(여·62) 회장을 중심으로 봉사자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종순 회장은 “문을 연 첫 해에는 공동모금회에 70만원을 기부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쁩니다. 이 공간이 더 많은 사람들의 쉼터가 되고 그로인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커피숍에 나오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느티나무’는 자연스러움을 지향한다. 그린과 브라운의 자연친화적인 색으로 내부를 리모델링한 것도 시민들에게 자연스럽고 편안한 공간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다.

이 커피숍은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며 이웃사랑까지 함께 실천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글·사진/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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