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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제, 철학에 답이 있다
교육문제, 철학에 답이 있다
  • 동양일보
  • 승인 2013.06.1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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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병 훈 산남동천주교회 주임신부, 교육학 박사
범상치 않은 한 농부가 학교로 찾아와서는, “제 자식, 여기에 맡겨 키우고 싶습니다. 체험을 많이 해서 사고의 발상을 키워주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자녀는 벌써 3년을 살고 졸업을 해서 공학도가 되어 있다. 학생은 학교에 있는 동안 늘 즐거웠고 흥미로운 삶을 살았다. 그 학부형은 스승의 날에 선생님들에게 선물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이시카와 다쿠지가 지은‘기적의 사과’라는 책이다.
 책의 내용은 한 농부의 농업철학 이야기이다. 그의 농법은 돈이 목적이 아니라, 인간생명이 중요했기에 무농약으로 사과나무를 일구었다. 그러한 좋은 의도와 달리, 그의 농법은 사과나무를 병들게 했고, 이웃의 비웃음거리가 되었다. 그럼에도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며 죽음과 생명 사이에 이어지는 농부의 삶은 9년을 지속했다. 결과는 가히 절망적이었다. 가산은 피폐해지고 가족은 산산이 부서졌다. 그는 자살을 결심하고 산에 오른다. 죽음의 점은 생명이 된다. 산에서 목을 매려는 순간, 생명의 부활을 직감했다.
목을 매달고 있는 한 그루의 건강한 도토리나무를 내려보다가 사과나무를 생각했다. 저 흙을 파서 사과나무 주변에 가져다주자 하는 생각이었다.
이 죽음에 직면해서 얻은 체험은 농사 전체를 볼 수 있는 안목으로 바뀌고 모두에게 생명이 과일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로 환호하며 기뻐했다. 이제 그는 누가 뭐래도 자신 있게 외칠 수 있는 확고한 농업철학을 지니게 된 것이다. 
산골학교에 10여년을 지내다가 도심지로 나와서 생활하는 나는, 밤 10시에 집으로 또는 학원으로 향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교육자들은 밤잠을 설치며 학원으로 향하는 학생들을 어떤 인간으로 만들어 내려고 하는 것인가. 생명 없는, 철학 부재의 교육을 하는 것이 우리의 교육의 한계이며 현실이다. 모두가 한 방법으로 한 방향으로 똑 같이 움직이는 생명을 만들려다가, 다른 방법으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라도 하면 학생보다 학부형이 더 먼저 성토하며 변화를 두려워한다.
인간생명과 더불어 공익을 내세우며 모든 생명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책임져 주며, 나눔을 실행해가는 교육을 하면 참 좋을 텐데 수입과 관련되어 목적이 아닌 수단에 집착해 있다. 정책을 입안하는 지도자들은 철학의 부재로 부분에 얽매이고, 자신의 안일을 위해 이익만 챙기려는 얕은 교육 실행은 학생들에게 가히 폭력에 가깝다.
그러나 꼭 같이 행해지는 모든 상황에서도 희망적인 것은, 이 책의 주인공과 같이 전체를 살리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일상적인 사람이 아닌 ‘바보처럼’ 살아가며 우직하게 생명의 길을 선택하고 도전한다. 책을 선물한 학부형도 책 속의 농부의 모습을 닮았다. 그는 늘 삶 속에서 고집스러움이 있다. 그는 자녀를 훌륭히 키울 만큼의 철학이 있음을 본다. 그분의 농업철학은 자연을 존중하는 것 뿐 아니라, 좋은 먹을거리를 걱정하는 사랑의 마음이 담겨져 있다. 그의 자녀는 아버지의 뜻을 따라 의지대로 살아간다. 뿌리 깊은 건강한 인재가 되려고 큰 자발성을 배우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자연에 순응하며 ‘기적의 사과’를 만들어 낸 농부처럼, 또 이와 비슷한 농업철학을 지닌 학부형 농부를 만나서 기쁘다. 우리도 그들과 같은 승리자가 되기 위해 철학적인 삶으로 한 우물을 팠으면 한다. 미성숙한 생명이 제대로의 생명이 되기 위해서는, 인위적이고 강제적인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생명을 중요시 하여 오래 지켜보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는 농업철학답게, 우리도 그런 교육철학을 선택하고 싶다. 이 노력은 더디지만 생명을 깊게 뿌리내리게 하고, 더 깊은 땅 속의 양분을 끌어 올리도록 하는 과정이 된다. 즉 자유로움을 만나며 배우고 스스로 올바른 선택할 수 있을 때, 미성숙한 그들도 철학을 갖게 되고 뿌리 깊은 성숙한 인재로 자라날 것이다. 한 인간에게서 향기가 나고, 맛 나는 열매를 예견하는 것은 심어진 토양과 자라나는 과정에서 누구를 만나 어떻게 키워지느냐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지식교육으로 힘들어 하는 학생들과 만나 지식대신 인성이란 거름으로 끊임없이 토양을 만들어주기 위해 좋은 체험을 시켰다. 체험 속에 자란 그들은 철학을 지니게 되었고, 필요에 의해 열심히 살아간다. 부분에 연연하지 않고 전체를 볼 수 있도록 해주고, 그들의 성숙함을 바라볼 때면, 마치 죽어가는 사과나무에 공을 들여 꽃이 만개하는 것 마냥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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