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안철수 의원이 추진 중인 신당 창당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내 기초과학단지 입지 논란, 수도권 규제 완화 등 정국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안 지사는 20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선 5기 3주년 기자브리핑'에서 안철수 의원의 신당 추진과 관련 "이제는 정당을 그만 만들어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안 지사는 "1948년 제헌 의회 이래로 대한민국 정당 이름을 프린팅해보니 A4용지로 8장이나 됐다"며 "매번 신당을 만드는 일을 하게 되면 정당과 민주주의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 이제 정당이 뿌리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 의원에게 민주당 입당을 권유한 사실에 대해 "지난 대선에서 후보단일화를 하고 같이 선거운동을 했으면 같은 편이라고 봐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물은 뒤 "그래서 같이 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지사는 "민주당이 제대로 못 하는 게 있다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공개적으로 얘기하고 서로 대화를 나눠 뜻을 모아야 한다"며 "사업으로 치면 만들려는 상품과 시장이 같으면 투자지분을 합의하면 되고, 주주총회를 통해 의사 결정 방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 서로 합의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해 "균형발전 전략은 국민 모두의 행복을 증진하고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헌법적인 명령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꾸준히 진행해 온 수도권 규제 정책이 거의 기능을 못할 정도의 구멍 난 모기장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규제 일변도였다고 주장하는 수도권 주민도 참여해 의견을 나누고 제안해서 신균형발전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충남발전연구원과 도 관련부서에서 도의 입장을 계속해 정비하고 있다, 전국민적인 설득력이 있는 제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지사는 최근 대전에서 벌어진 기초과학연구원 입지 논란과 관련해 "과학벨트는 지역발전을 위해 만들자는 게 아니라 이명박 정부가 공약을 통해 국가를 위한 기초과학단지를 만들자는 거였다"면서 "지방자치단체와 상의해서 타협되면 하고 안 되면 안 하는 사업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방자치단체에 땅값을 내라마라 하거나 기능지구를 어디에 분산시켜서 지역 간 경쟁을 시키는 것은 좋은 국가 리더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홍성/박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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