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필름·열화당 공동기획, 영화 제작 분야별 대표 전문가 인터뷰

영화가 다른 문화·예술 장르와 가장 구별되는 차이점은 한 사람의 작품이 아니라 협업의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현장을 총 지휘하며 영화를 연출하는 감독이 중심이긴 하지만, 촬영, 조명, 편집, 사운드, 무술, 특수효과 등을 담당하는 분야별 기술 전문가들이 없다면 영화는 만들어질 수 없다. 그렇기에 영화는 감독의 예술인 동시에 협업의 예술이기도 하다. 또 각 분야를 담당하는 전문가들이 더욱 숙련된 솜씨를 발휘할수록 영화의 전체 완성도는 더욱 높아진다.

한국영화계에도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로 불리는 장인들이 있다. 배우나 감독, 제작자에 비해 평소에 조명받을 기회가 적지만 영화인들 사이에서는 존경과 예우를 받는 이들이다.

국내 대표적인 영화 제작사 명필름은 출판사 열화당과 함께 공동 기획해 이들을 조명하는 책을 최근 발간했다. ‘우리 시대 영화 장인’이라는 제목으로 8명의 영화인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그 주인공은 촬영 김우형(‘바람난 가족’ ‘고지전’), 조명 임재영(‘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편집 김상범(‘아저씨’ ‘건축학개론’), 사운드 김석원(‘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무술 정두홍(‘부당거래’ ‘베를린’), 특수효과 정도안, 특수분장 신재호(‘이끼’ ‘최종병기 활’), 특수시각효과 장성호(‘해운대’ ‘늑대소년’) 등이다.

씨네21 주성철 기자가 이들을 인터뷰하고 각 분야에 관한 설명을 곁들여 책으로 엮었다.

이은 명필름 대표는 책 머리에 “영화 제작에 없어서는 안 될 각 전문 분야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쌓아 올린, 그리하여 오늘날 한국영화의 발전과 성취를 가능하게 한 이들의 영화 이력과 개인적인 삶, 그리고 그들의 생각을 기록하는 작업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명필름이 지난 십팔 년간 만든 여러 편의 영화에서 일정한 성취를 얻은 것도 이 책의 주인공인 여덟 명의 장인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주성철 기자는 책 끝에 “그들의 얘기를 옮기며 한국영화사의 빈자리를 스태프의 이름으로 메우고 서술하는 논쟁적인 재해석이 되길 바랐다”며 “이들처럼 각 기술 분야의 장인을 꿈꾸는 젊은 친구들에게 지금의 한국영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규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서가 됐으면 한다”고 썼다.

박찬욱 감독은 추천사에서 “이들을 ‘예술가를 돕는 기술자’로 보는 사람도 있다. 내 생각은 다르다. 이들은 예술가를 돕는 예술가다. 진정으로 예술가를 도울 수 있는 이는 예술가뿐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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