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충격 일시적, 코스피 저점 부근 맞다"

코스피의 심리적 지지선인 1,800선이 작년 7월 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버냉키 쇼크' 이후 하락 일로를 걷고 있는 코스피의 저점이 예상보다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82포인트(1.31%) 낮은 1,799.01로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선언의 충격으로 지난주 마지막 3거래일간 4.09% 급락한 만큼 이제는 바닥 부근에 이르렀을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무색하게 됐다.

버냉키 쇼크 이전인 18일 종가 1,900.62과 비교하면 겨우 4거래일 만에 무려 101.61포인트가 빠졌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살얼음을 밟듯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는 와중에 중국발 악재가 재차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순식간에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오후까지 버티던 코스피가 막판에 중국경기 문제가 추가로 떠오르면서 아래로 밀렸다"고 말했다.

그는 "(버냉키 쇼크에 따른) 기존의 불안감이 있는 상황에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4% 이상 빠지니까 코스피도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국내 주식시장 자체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국 증시가 많이 떨어진데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4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09.59포인트(5.29%) 폭락한 1,963.23으로 거래를 마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소폭 하락세로 개장했지만 점점 낙폭을 키워 결국 2,000선을 깨뜨렸다. 이 지수가 2,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12월 5일 이후 처음이다.

중국 은행의 자금 경색 심화로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에 은행·증권·부동산 등 업종이 급락한 결과로 보인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전날 신중한 통화 정책 기조를 고수하는 가운데 필요한 경우 미세 조정을 하겠다고 밝힌 점이나 골드만삭스가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치를 7.4%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한 점 등도 투자심리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의 급락이 유럽과 미국 증시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튿날 다시 한국 증시가 충격을 받는 '도미노 급락'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다만 코스피가 저점 부근에 이른 것은 맞다면서 파장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작고 입을 모았다.

마 팀장은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국의 급락에 유럽과 미국 증시도 떨어진다면 (한국 증시도 내일) 한번 더 떨어질 수 있겠지만 그걸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팀장은 "심리적 충격의 성격이 큰 만큼 장기화할 변수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모두가 지지선으로 생각했던 1,800선이 깨진 상황인 만큼 중국 변수의 진정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코스피는 일단 저점 확인 국면을 이어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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