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조스님, 법주사서 무기한 단식

조계종 종단의 개혁을 위해 단식기도를하는 설조스님팔순을 훌쩍 넘긴 노스님이 종단의 쇄신을 요구하며 14일째 단식을 강행하고 있다.

법주사 응주헌에서 단식기도 중인 설조 스님과 22일 만났다. 10여일 단식으로 스님은 10kg 정도 몸무게가 줄고 얼굴은 무척이나 수척해졌으면서도 종단의 개혁이 마지막 남은 자신의 소명이라 뜻을 굽힐 수 없다고 밝혔다.
전 불국사 주지인 설조 스님이 단식에 들어간 이유는 조계종 원로회의 쇄신 때문이다.

단식에 들어가기에 앞서 스님은 지난 9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에게 교단의 바람직한 미래를 위해 불법적으로 구성된 현 원로회의 의원들의 자질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설조 스님은 문건에서 “자신은 2차례에 거려 원로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전 개혁회의 부의장”이라면서 “무자격자가 참석한 원로회의는 불법회의이며 이 불법회의에서 결의 되거나 선출된 결과는 무효라는 확신이 있어 이에 대해 지적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로회의는 ‘조계종의 축’이라 할 수 있으며 종헌상 최고의 명예와 존경을 받아야 할 기관이기 때문에 다른 기관이나 일반 대중보다는 명정해야 하지만 1997년 무자격자가 원로의원으로 선출된 이후 잇따라 파렴치한과 이와 유사한 인사들이 ‘법제청안을 위한 공양비’라는 구실로 거액의 매표행위를 공공연히 자행했다”고 폭로하며 종단의 부정부패과 척결과 원로회의 자격미달 의원 사퇴 등을 촉구했다.

스님은 이같은 요구가 받아드려지지 않은 경우 사법기관에 직소할 계획이라고 못박기도 했다.

설조 스님은 “종단의 치부를 드러내는 이 같은 행동을 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절대 치유될 수 없는 불치병에 걸린 종단을 두고만 볼 수 없었다”며 “지금 조계종은 패단의 범위가 너무 커 병인지도 모르고 있다. 이것이 더 지속되면 당연히 받아드려질 것 같은 우려에서 단식기도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25일 시작되는 원로회의 결과에 따라 종단의 패단을 사법기관에 제소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원로회의는 25일 시작돼 4~5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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