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기소 장학사와 대화내용 녹음파일 법정 공개

장학사 선발시험문제 유출 돈거래를 지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종성(64) 충남도교육감이 이 사건에 개입했음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는 발언내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안병욱 부장판사)가 25일 공개를 허락한 12분 분량의 녹음파일에는 김 교육감이 감사 담당 장학사 김모(50·구속기소)씨에게 "나는 (문제유출 돈거래에 대해) 모르는 것으로 하라고 그때 얘기했었지 않느냐"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김씨가 경찰에 불려가 조사받으면서 모든 것을 사실대로 진술했다고 하자 나온 말이다.

김 교육감은 "원망은 안 할게. 내 책임도 있어. 막지 못한 거. 그 순간 판단을 잘못해서"라고도 했다.

해석하기에 따라 '잘못된 판단으로 이번 사건이 벌어지게 한 책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발언들이다.

검찰도 교육감 지시를 받아 범행을 주도했다고 한 김씨 진술을 확인해주는 결정적 발언으로 보고 녹음파일의 법정 공개를 재판부에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파일이 공개된 뒤 김 교육감은 "대화 뒷부분에 내가 원망하지 않겠다고 하기 전 너무 어이가 없어서 너를 믿은 내가 잘못이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그 부분이 빠졌다"며 편집의혹을 제기했으나 김씨는 "파일을 조작했다면 천벌을 받겠다"며 반박했다.

파일은 김씨가 구속 직전인 지난 2월 5일 김 교육감과 만나 주고받은 대화를 휴대전화로 녹음한 것이다.

이 파일의 법정 공개에 대해 김 교육감 변호인은 편집 가능성과 녹음 의도 등을 문제 삼아 반대해 왔으나 재판부는 "불법으로 녹음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공개를 결정했다.<정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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