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기습적인 남침으로 6.25 전쟁이 발발한 지 63년이 지났다. 다음달에는 정전 60주년을 맞는다. 3년간 계속된 전쟁으로 무려 52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 또는 부상한 것으로 추산됐다. 민족사에서 최대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전쟁이 끝나고 6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아직도 북한의 도발 위협 속에서 살고 있다. 북한은 경제난으로 주민들을 먹여살리는 일조차 힘겨워하면서도 경제발전보다는 군비증강에 몰두하고 있다. 북한은 장거리로켓 시험발사와 핵실험 등으로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북한은 최근 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대사와 노동신문 등을 통해 미국을 6.25전쟁을 일으킨 '도발자'로 비난하면서 한국에 있는 유엔사령부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침략 전쟁을 일으켜 유엔군이 참전하는 원인을 제공했으면서도 미국을 침략자로 비난하고 유엔사 해체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 위협을 감안할 때 우리 사회의 전체적인 안보의식과 안보교육은 너무 부실하다. 최근 안전행정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성인의 36%, 청소년의 53%는 6.25 전쟁 발발 연도조차 모르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 의뢰해 최근 서울 초·중학생 1489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2002년 6월 29일 발생한 '제2연평해전'에 대해서 모른다는 학생이 48.3%로, 알고 있다는 학생 32.0%보다 16.3%포인트나 높았다. 이런 상황인데도 국사는 수능 필수과목에서 빠져있다. 수많은 외세의 침략을 겪고 일제 식민지 시대를 거쳐, 6.25 전쟁까지 치른 나라가 역사 교육을 이처럼 소홀히 해도 되는지 의문이다. 과거에서 교훈을 얻어야 미래에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게된다. 미국 6.25 참전전우회 회장인 레리 키나드씨는 최근 방한해 한 강연에서 "역사는 잊어버리면 그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다"면서 "참전용사들은 절대로 한국전쟁을 잊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안보의식은 역사교육에서 시작된다. 정부는 역사교육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는 정전 후 지난 60년간 북한의 호전성을 계속 목도해왔다. 북한은 지난 1968년 청와대 기습 시도를 비롯해, 1983년 아웅산묘소 폭파사건, 1987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 1999년 제1 연평해전, 2002년 제2 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 대남 도발을 계속해왔다. 이런 도발로 많은 한국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북한은 아직도 6.25 전쟁은 물론 이런 도발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다. 이중 연평도 포격은 정전 이후 처음으로 북한이 우리 영토를 직접 공격한 사건이었으나, 당시 정부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안보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어떤 나라건 굳건한 안보 없이는 경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북한의 도발에 무력하게 당하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정부는 북한이 또다시 무력 도발을 해온다면 도발 원점과 지원세력, 지휘세력까지 모든 수단으로 응징하겠다며 안보 의지와 태세를 다잡고 있다. 북한도 이제는 대한민국의 확고한 대응 방침을 파악하고 섣불리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정부와 국군 국민모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늦춰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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