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에너지 절감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조명시설을 끈 대전시청 주차장이 아베크족의 데이트장소로 전락했다.
시에 따르면 이날부터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지하주차장 조명시설을 대폭 줄이고, 승강기 운행을 제한하는 등 에너지 절감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이날 지하 1, 2층의 주차장 전체 1830개 조명시설 가운데 80%를 소등했다. 문제는 대부분 조명시설이 꺼진 지하주차장이 너무 어두워 예상치 못한 민원이 빗발쳤다.
공무원들은 지하주차장에서 민망스러운 모습을 목격한 사실을 삼삼오오 모여 나눴고, 한 공무원은 주차된 차 안에서 남녀가 알몸으로 있는 걸 봤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기자가 찾아간 지하주차장은 평소보다 많이 어두워 극장 안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심지어 한 커플이 구석에 주차된 차량 뒷좌석에 앉아서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까지 목격할 수 있었다.
선팅을 짙게 한 차량 내부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구석에 주차한 차량은 선팅을 하지 않아도 실내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시는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시는 당장 26일부터 지하주차장 조명시설을 10% 확대하고, 하루 두 차례 돌던 순찰을 네 차례로 늘린다고 밝혔다. <정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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