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 지역에서 서식하는 외래 침입종인 '등검은말벌'이 기후변화 탓에 최근 국내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아열대 외래 침입종인 등검은말벌이 산림 지역뿐 아니라 도심 지역에서도 지속적으로 퍼지고 있어 생태교란은 물론 사회·경제적 피해가 우려된다고 26일 밝혔다.

등검은말벌이 지난 2003년 부산 영도 지역에 처음으로 유입된 이후 국내 기후에 적응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바로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게 국립생물자원관의 설명이다. 이 말벌은 지난해 기준으로 지리산, 강원도 삼척까지 계속 확산하고 있다.

등검은말벌은 이름 그대로 가슴 등판이 무늬 없는 검은색으로, 주로 중국 남부·베트남·인도 등 아열대 지역에서 서식한다.

월동을 마친 등검은말벌의 여왕벌은 4월 초에 출현해 지속적으로 세력을 키워 7∼9월에는 수백, 수천마리의 큰 집단으로 불어난다.

생물자원관은 등검은말벌이 기존의 국내 말벌류보다 도시 환경에 잘 적응하고 독성이 강하다고 밝혔다.

등검은말벌은 특히 토종꿀벌과 양봉꿀벌을 사냥하는 꿀벌 포식자여서 생태계를 교란시킬 가능성이 크며 이로인한 경제적 피해도 예상된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국내 서식 토착 대형말벌류 9종 가운데 5종가량이 등검은말벌의 침입·확산 이후 세력이 약화됐다. 2010년에는 부산 금정구에서 말벌류 피해에 의한 119구조대 출동 중 등검은말벌이 4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생물자원관 관계자는 "등검은말벌 등 말벌류가 나타나면 당황해 팔을 휘젓지 말고 몸을 낮춰 말벌류로부터 멀리 떨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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