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6일 청주상당경찰서 외국인 유학생 치안서포터즈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날 치안서포터즈로 위촉된 청주대 중국인 유학생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중국어 공부를 하며 관할구역 내 중국인 유학생들로 구성된 외국인 유학생과 친목을 쌓는 경찰들이 있다.

이들은 청주상당경찰서 중국어 동아리(회장 이경림) 회원들이다.

25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우암동 상당경찰서. 5명의 경찰관이 책상에 앉아 중국어 공부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중국어를 노트에 꼼꼼히 필기하며 수업에 열중했고 강사는 어눌한 한국어 발음으로 이들에게 열심히 중국어를 가르쳤다.

수업이 끝날 무렵 한 무리의 대학생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청주상당경찰서 외국인 유학생 치안서포터즈 학생들이다. 삼삼오오 자리를 잡아 앉았고, 동아리 회원들과 간단한 중국어와 한국어로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어색함도 잠시, 중국어라는 하나의 관심사가 이들을 하나로 만들었다. 얼굴엔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이날은 청주상당경찰서 중국어 동아리 회원들과 외국인 치안서포터즈가 첫 상견례를 하는 날이었다.

●청주상당경찰서 중국어동아리
청주상당경찰서 중국어 동아리회원들이 청주대 중국인 유학생 뚜안이씨가 가르치는 중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 청주상당경찰서 중국어동아리는 이경림(46) 청주상당경찰서 외사계장이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지난 5월부터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2기 회원은 모두 7명이다.

중국어동아리는 상당경찰서 관할구역에 위치한 청주대에 중국인 유학생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치안수요도 많아지자 지난해 9월 구성됐다.

한국어에 서툰 중국학생들을 위해 경찰들이 조금이나마 이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하고자 이 같은 동아리를 구성,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구성된 1기 회원들은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정도로 중국어를 배웠고, 올해 5월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2기 회원들은 서툴게 자기소개를 하는 정도다.  

강사는 청주대 중국유학생인 뚜안이(29)씨다. 어눌하지만 수준급의 한국어를 구사해 유치원생, 중고생 등 강사경력도 풍부하다.

뚜안이씨는 “다양한 한국 사람들을 상대로 중국어를 가르쳤지만 상당경찰서 중국어동아리 회원들처럼 열정을 갖고 배우는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며 “회원 모두 빠지는 날 없이 열심히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4월 발족한 외국인 유학생 치안서포터즈와 연계 활동을 할 예정이다. 특히 의사소통의 문제로 좀처럼 한국 대학생들과 친해지지 못하는 중국인 유학생들과 말벗이 돼 주고 함께 순찰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는 것이 이 회장의 계획이다.

이 회장은 “중국어로 경찰들과 청주대 중국인 유학생들을 하나로 묶고 싶다”며 “청주대 주변 치안유지는 물론 이들에게 친구로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청주상당경찰서 외국인 유학생 치안서포터즈
청주상당경찰서 중국어 동아리회원들과 외국인 유학생 치안서포터즈가 첫 상견례를 갖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청주대 중국 유학생들이 지역 치안 유지를 위해 뭉쳤다.
지난 4월 16일 청주상당경찰서는 ‘외국인 유학생 치안서포터즈’ 1기 발대식을 갖고 청주대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30명을 치안서포터즈로 위촉했다.

30명의 치안서포터즈의 임기는 2014년 3월까지로 이들은 매주 화요일마다 외국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방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또 범죄 대응 요령과 호신술, 상담기법 교육을 이수 이를 바탕으로 각종 범죄신고 예방활동을 비롯, 기초질서 캠페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중국 경찰인 ‘공안’의 엄격한 이미지와는 달리 친근한 경찰이미지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평도 좋다. 

유학생 서포터즈 왕저(26)씨는 “이번 활동을 통해 한국생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특히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자칫 위반하기 쉬운 법에 대해 잘 아는 계기가 됐고, 엄격한 중국경찰의 이미지와는 달리 친근한 경찰이어서 더욱 정감이 간다”고 말했다.


청주상당경찰서 중국어동아리 명단
▷회장 이경림 ▷이재성 ▷박성철 ▷서만석 ▷우경숙 ▷정화경 ▷김명숙 ▷이진희

외국인 유학생 치안서포터즈 명단
▷마왕치엔 ▷왕저 ▷송하오 ▷비지엔쉰 ▷주웬쥬엔 ▷인종 ▷거양 ▷장징후 ▷샤오웨이항 ▷순윈 ▷하오량 ▷웨이야오 ▷왕쉰 ▷펑원징 ▷허씨아오치 ▷티엔진 ▷콩린 ▷공차오화 ▷비엔치치 ▷자오지아민 ▷친카이 ▷장윈 ▷덩추안메이 ▷천양 ▷씨에슈에마오 ▷왕핑 ▷무창지엔 ▷리허 ▷상지항 ▷장야쥔



이 경 림    청주상당경찰서 중국어동아리 회장
타지서 어려움겪는 `중국인 유학생 한국법 이해하고 치안유지 앞장 
“중국어를 공부하면서 중국인 유학생들을 이해하려고 합니다. 또 의사소통과 의식차이 등으로 타지에서 고생하고 있는 학생들을 보듬고 싶습니다.”

이경림(46·사진) 청주상당경찰서 외사계장은 몇 년 전부터 관할지역인 청주대에 중국인 유학생들이 급증하는 것을 보고 중국어 동아리를 구상했다.

중국 유학생들이 늘어난 만큼 치안수요도 급증한 상태였지만 중국어를 소화할 수 있는 직원들이 부족, 어려움을 겪고 있던 차에 동아리를 만들어 몇몇 직원들과 함께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이미 1기는 지난해 모든 과정을 끝마쳤고 현재 2기 회원들과 함께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또 지난 25일에는 청주대 중국인 유학생들로 구성된 외국인 유학생 치안서포터즈와 상견례를 했다.

이 계장은 이들과 함께 청주대 기숙사가 위치한 안덕벌 주변의 치안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 같은 활동에 한발다가선 경찰의 치안활동에 외국인 유학생 치안서포터즈는 물론 외국인 유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한국의 문화는 물론, 한국 법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어서다.

그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경찰과 함께 찍은 사진을 가족들에게 자랑할 정도로 좋아한다”며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치안유지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안서포터즈와 중국어 동아리의 연계는 이뿐만 아니다. 

이 계장은 동아리 회원들과 외국인 유학생 치안서포터즈와 친밀한 활동을 통해 한국어를 충분히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중국인 유학생들과 중국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경찰 모두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외국인 유학생 치안서포터즈와 청주상당서 중국어 동아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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