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 보훈의 달인 6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

7월이 되면 공공기관이나 학교에 걸린 호국관련 표어들이 봄눈 녹듯 사라질 것이다.

표어뿐만 아니다. 이미 시민들의 머리에선 6.25전쟁에 대한 아픔은 사라진 지 오래다.

학생들에게 현충일은 그저 노는 날일뿐이고, 6.25전쟁은 매년 6월 선생님이 내 주는 고리타분한 숙제일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엔 6.25전쟁 관련 질문이 넘쳐난다.

각 관공서들도 마찬가지다. 현충일과 6.25전쟁 추모식은 의례적인 연중행사다.

한 정부기관이 성인 1000명, 청소년 1000명의 안보의식을 설문 조사한 결과, 성인의 36%, 청소년 53%가 6.25전쟁의 발발년도를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성인 65% 청소년 52%가 자신의 안보의식이 높다고 대답했다. 아이러니하다.

한편으로는 국민들이 안보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속상하다.

1950년 6월 25일 시작된 전쟁으로 3년 1개월 간 헤아릴 수 없는 정도의 사람들이 죽었고, 전쟁이 끝난 지 60년이나 흘렀지만 여전히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북한군으로 의심된다는 이유로 민간인들은 영문도 모른 채 죽어야 했고,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 역시 살기위해 사람을 죽여야 했다.
모두가 피해자였고, 이 같은 이유로 수십 년 동안 고통 받고 있다.

기자도 학창시절 땐 6.25전쟁에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포스터와 표어 등 귀찮은 숙제쯤으로 여겼다. 대학생이 되고나서는 현충일은 노는 날이었고 아무의미 없는 6월 25일이었다.

수년 전 6.25전쟁 민간인희생자 유해안치소와 6.25전쟁 참전용사를 취재하면서 이 같은 전쟁은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반성했다.

1950년 이후 2013년까지 모두 63번의 6월 25일이 있었다. 매일 다른 6월 25일이겠지만 우리는 63년전 있었던 일들을 기억해야 한다.
다시는 6.25전쟁과 같이 가슴 아픈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말이다. <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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