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새 동북아 전략거점 북 대신 한국 선택" 진단도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소식이 28일 중국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1면에 '전면적 상호 협력 추진, 중·한 관계의 더욱 큰 발전 추동'이라는 제목의 머리기사를 싣고 전날 정상회담 소식을 자세히 전했다.

인민일보는 "양국 원수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조선반도(한반도) 정세 등 중대 국제 및 지역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광범위한 공통 인식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의 유력지 경화시보는 2∼3면을 박 대통령 국빈방문 특집 면으로 꾸미고 전날 회담 내용은 물론 칭화대 연설, 시안 방문 등 박 대통령의 향후 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 신문은 특히 박 대통령이 29일 중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명문 칭화대를 방문, 이례적으로 중국어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제목을 뽑으며 큰 관심을 보였다.

경화시보는 사설에서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을 중국의 오랜 친구라고 불렀는데 이 칭호는 외국 지도자에게 붙이는 매우 높은 예우로서 중국 외교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박 대통령에게 건 일종의 기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한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하기로 결정"이라고 제목을 붙이는 등 중국 언론은 이번 정상회담 성과로 한반도 비핵화 원칙 재확인보다는 당사국 간의 대화 재개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을 부각하는 분위기다.

텅쉰(騰迅·텐센트), 신랑(新浪·시나) 등 중국의 주요 포털도 뉴스 페이지에서 박 대통령의 방중 기사를 일제히 최상단에 올리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

한편 중국 학계에서는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새 지도부가 동북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 정상을 초청한 것에 중요한 전략적 의의가 있다고 분석했다.

천셴쿠이(陳先奎) 인민대 교수는 27일 환구시보 기고문에서 북한, 일본 정상보다 박 대통령을 먼저 초청한 것에는 '모종의 의의'가 있다면서 중국 지도부가 동북아의 옛 거점인 북한을 대신해 한국을 새로운 전략적 거점으로 삼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선군정치, 주체사상을 견지하는 북한과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길을 걷는 중국 간 노선상의 차이가 벌어졌다면서 북한이 핵보유 정책을 고집하면서 외교적으로 중국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 교수는 이런 북한에 비해 한국은 경제 발전에 주력하는 평화 발전의 길을 걸으며 선진국 반열에 오른 가운데 북핵,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대만 문제 등에서 중국과 같은 의견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천 교수는 한국과 관계 강화는 한·미·일 3각 동맹 구축을 통해 중국의 평화적 부상을 압박하려는 미국의 의도를 무력화시킬 수 있고, 일본이 동북아 경제 일체화에 나서도록 압박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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