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수시장 확대정책 감안, 한중FTA 체결ㆍ경제계 선점노력 강조

중국 신흥사업-한국 창조경제 시너지"…3박4일간 경제관련 일정 4개
자서전에는 "중국 서부대개발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 가져다줄 것"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대중(對中) 경제협력의 도약을 위한 '첨병'을 자임하고 나섰다.

한중 수교 21년간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 될 정도로 양국간 경제협력이 활발하지만, 향후 새로운 한중관계 20년을 맞아 경제협력의 '격'(格)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는 게 박 대통령의 생각이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중국이 수출 위주에서 내수 위주로 경제 전략의 전환을 꾀하는 현 상황이 한국 기업들에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상대적으로 낙후한 내륙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진행 중인 '서부대개발' 등의 사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중국에도 거대한 프로젝트지만 인프라 확충이나 정보기술(IT)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우리 기업들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07년 쓴 자서전에서 "1970년대 중동 진출로 큰 기회를 만들었다면 21세기에는 중국의 서부대개발이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썼다.

실제 박 대통령은 3박4일간의 '촘촘한' 국빈 방문 일정 가운데서도 경제사절단 조찬과 한중 비즈니스포럼 연설 외에도 두 번의 진출기업 시찰 등 경제관련 일정을 4개나 배치해 경제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방중 이튿날인 29일 오전 수행 경제사절단과의 조찬에 이어 중국 경제인들도 참여한 한중 비즈니스포럼 연설을 통해 대중 경제외교 구상을 피력했다.

우선 경제사절단과의 조찬에서 박 대통령은 "최근 중국이 내수시장을 육성하고 그간 발전이 뒤처졌던 내륙개발을 적극 추진 중이므로 우리 기업이 이런 계기를 활용해 조속히 중국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 비즈니스포럼 연설에서는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 양국간 교역은 북미와 유럽으로 수출되는 최종 소비재에 사용하는 중간재와 부품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고, 이런 교역구조는 수입국 경기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제는 양국이 각자의 내수 소비재 시장을 확대하고 서로의 소비재 시장 진출을 강화해서 외부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교역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한중 양국 모두 내수시장 확대를 지향하는 만큼, 서로에게 새로운 교역기회를 만들어주는 노력도 함께해야 할 것"이라며 "한중 FTA가 그 기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무역과 투자 중심의 경제협력 방식을 향후 20년 동안에는 고부가가치ㆍ첨단산업과 같은 창조경제가 이끌어야 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중국 정부는 독자기술개발 장려 정책인 자주창신(自主創新)에 기초해 신에너지, 차세대 정보기술(IT), 바이오 등 신흥산업 육성을 계획하고 있고 한국 정부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문화를 융합하는 창조경제를 추진하는 만큼, 양국의 노력이 상호 협력으로 이어지면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오는 29~30일 우리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을 찾는 것도 경제외교의 '첨병'이 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시안이 중국의 서부대개발의 거점 도시 가운데 하나로 최근 들어 이곳이 한중 경제교류 협력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시안에는 삼성전자가 70억달러를 투자해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반도체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160여개의 협력사가 동반 진출해 있다.

이 밖에도 LG상사, 심텍, SK텔레콤 KMW, 다산네트웍스 등 한국 기업이 다수 진출해 있어 새 정부 핵심 경제 기조인 '창조경제를 통한 경제살리기'와도 맞닿아 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기업의 중앙아시아 및 유럽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박 대통령도 포럼 연설을 통해 "시안을 방문해서 중국의 내륙개발에 한국이 참여할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며 "저와 함께 한 한국 기업인들도 '글로벌 파트너링 차이나'에 참가해 중국 내륙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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