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예술도시 벤치마킹 연수기



올해 1월 준공한 ‘고마’ 문화복합센터의 성공적인 운영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6박 8일 간의 장도에 올랐다. 모두 19명의 미국 예술 선진도시 벤치마킹 연수단 일행이 뉴욕 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은 지난 19일.

이번 연수에서 현대미술의 흐름을 선도하는 미국 동부지역의 미술관과 갤러리 등을 둘러보면서 느낀 점은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도시를 풍요롭게 한다는 사실이다.

우선 센트럴 파크를 따라 주요 미술관이 모여 있는 뮤지엄 마일(Museum Mile)이 그랬고, 예술촌이자 갤러리 지구인 첼시(Chelsea)가 그랬고,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예술의 거리 소호(South of Houston)가 그랬다.

뉴욕 곳곳에 산재한 미술관과 박물관, 그리고 문화예술거리는 도시에 활력을 불어 넣고 뉴요커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물론 매년 4000만명 이상의 세계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세계 상업·금융·무역의 중심지이면서도 국제정치의 각축장인 뉴욕이 하루아침에 국제 미술의 중심지로 거듭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 1940년대 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주하는 한편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수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을 건립하고 개인 콜렉터들 특히 기업가인 △솔로몬 구겐하임 △헨리 클레이 프릭 △록펠러 가문 등의 기증을 통해 세계 최대의 소장품을 갖춤으로써 1960년대 이후 문화예술의 메카가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기게 됐다.

건국 270년이라는 짧은 역사에 고대는 물론 중세, 예술 발전의 황금기인 르네상스시기를 겪지 못한 문화 신흥국이 국제 미술의 중심지로 거듭났다는 것은 대단한 일로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공주도 1400여년 전 동아시아를 호령했던 문화예술의 혼을 일깨우려 하고 있다. 찬란한 백제문화와 천혜의 자연자원을 배경으로 ‘예향(藝鄕)의 도시’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화예술을 꽃피우는 것이야말로 지금 공주가 처한 현실에서 하나의 발전대안이 될 수 있다. 가까이 접한 세종시와 대전, 천안아산 등 인근 대도시 주민들의 ‘문화 갈증 해소 창구’로 관객을 흡수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기에 충분하다. 이는 기업유치와 비견되는 것이다. 다만, 문화예술인들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보다도 일반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뒷받침돼야 한다. 공주시의 적극적이면서도 다양한 지원책도 필요하다. 문화예술도시 조성을 미래의 성장 동력원으로 삼으려는 공주시의 첫 단추가 ‘고마센터’에 있는 만큼 모두가 머리를 맞댔으면 한다.

고마센터를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제민천과 구도심까지 이어져 지역경제를 견인하고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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