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보은군수 탈당…지방선거 앞두고 '위기감'

충북도와 12개 시·군 자치단체장 가운데 7곳을 차지, 충북에서 만큼은 확고한 '여당'의 지위를 누렸던 민주당이 흔들리고 있다.

정당 지지율 하락에 전체 유권자의 절반이 몰려 있는 청주권에서의 잇단 악재로 고전하는 가운데 정상혁 보은군수가 1일 전격 탈당하면서 전열이 흔들리는 양상이다.

당장 1년 앞으로 다가온 내년 6월 지방선거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충북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충북지사 선거에서 현역이었던 정우택 전 지사를 누르고 이시종 지사가 당선되는 개가를 올렸다.

12개 시·군 가운데 7곳도 차지했다. 충북의 역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거둔 최고의 성적이었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11개월 앞둔 지금 민주당의 확고한 입지에 균열이 가는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충북 유권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실시된 언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3.9%에 머물렀다. 40%의 지지율을 얻은 새누리당의 절반 수준에 그칠 만큼 저조하다.

민주당이 위기감을 느끼는 또 다른 이유는 충북의 수부(首府)인 청주 시장의 지지율이다.

내년 출범하는 통합 청주시의 초대시장이라는 상징성과 위상 때문에 충북지사 버금가는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가장 유력한 민주당 후보감인 한범덕 현 청주시장의 지지율은 낙제점에 가깝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18.7%에 불과했다. 충북 현역 자치단체장 가운데 처죄치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청주시 공무원의 성 추문, 최근 경찰 조사에서 비위가 드러나 구속된 이모 과장의 옛 연초제조창 매입 과정의 6억원대 수뢰 사건이 겹친데 따른 것이다.

유권자의 절반이 청주·청원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한 시장의 저조한 지지율은 충북지사 선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당내에서는 3선의 현역 의원을 차출, 구원 투수로 내세워야 한다는 요구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진천과 영동, 증평 등 민주당 소속 군수들이 새누리당 후보군과 초박빙의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난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근심거리다.

이런 와중에 1일 정상혁 보은군수의 탈당은 당내 위기감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정 군수의 탈당은 철옹성 같던 충북 남부지역에서의 이용희 전 의원의 영향력이 급격히 퇴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지역 '맹주'였던 이 전 의원은 민주당과의 공천 갈등 끝에 자유선진당으로 말을 갈아탔지만 2010년 지방선거에서 보은·옥천·영동의 군수와 도의원, 군의원을 싹쓸이 하면서 막강한 저력이 여전함을 과시했다.

그가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은 아들 재한씨에게 지역구를 물려 줄때는 3명의 군수와 4명의 도의원, 16명의 군의원이 무더기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정계 은퇴에도 남부 3군이 여전히 이 전 의원의 영향력 아래에 놓여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됐다.

정당 공천제 폐지를 명분으로 내걸긴 했지만 정 군수의 탈당은 '남부 3군'이 더는 이 전 의원을 배경으로 삼는 민주당의 텃밭이 아님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에서는 벌써부터 정 군수 탈당을 계기로 내년 지방선거까지 남부지역에서의 탈당 도미노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옥천에 외가를 둔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이 지역에서 새누리당으로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대선 패배 이후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민주당이 잇단 악재를 털어내고 '충북의 여당' 지위를 지켜낼 수 있을지가 벌써부터 내년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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