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방문단 14명 등 300명 참석
근대 문학의 선구자 문학혼 기려
문학상 시상·시낭송 등 행사 다채


<12회 ‘연변 포석 조명희 문학제’ 개막식에서 리임원 연변포석회 회장(시인?연변문화예술연구소 소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민족민중문학의 선구자 포석 조명희(抱石 趙明熙·1894~1938) 선생의 문학혼를 기리는 행사가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 개막됐다.

연변 포석회가 주최하고 동양일보와 진천군이 후원하는 12회 ‘연변 포석 문학제’가 27일 오후 3시 30분 연변문화예술연구소 부설 연변가무단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날 문학제에는 김성희 연변대 조선·한국어학원 교수의 사회로 동포 문인과 시민, 학생, 그리고 한국에서 참가한 충북방문단 14명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리임원 연변 포석회장(연변문화예술연구소 소장·시인)은 대회사를 통해 “중국 조선족들의 정신적지주 포석 선생을 기리는 행사가 벌써 12주년이 되어 감개가 무량하다”며 “12년간 ‘포석문학제’와 함께 치러 온 ‘포석 청소년문학상’ 시상 등 행사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준 한국의 동양일보와 진천군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최국철 연변작가협회상무부주석(소설가)은 인사말을 통해 “조명희 선생은 한국에서보다 조선이나 중국동포사회에 더욱 많이 알려진 근대문학의 선구적 작가로 우리 한민족의 소중한 유산”이라면서 “이 문학제는 지금껏 허세부리지 않고 소박하고 세련되게 치러온 뜻 깊은 문화행사”라고 말했다.

봉수근 진천군의회 의원은 축사를 통해 “선생의 고향 진천읍에 포석 조명희 문학관이 착공되고, 내년에 완공된다는 기쁜 소식을 전한다”며 “연변에 와보니 조선족 사회에서 선생의 문학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그 문학적 깊음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고 말했다.

이날 문학제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포석 조명희 청소년문학상 시상식도 함께 열렸다.

포석 조명희 청소년문학상 수필부문 금상 수상자인 왕경(흑룡강성밀신시 조선족중학교)양이 수상자 대표로 감동적인 소감을 발표해 박수를 받았다.

다채로운 공연이 문학제를 더욱 빛냈다.

지난해 포석 조명희 문학제 행사로 개최된 10회 전국시낭송대회 대상 수상자인 권영희 시낭송가가 조명희 시 ‘누구를 찾아’와 문정희 시 ‘어머니의 편지’를 낭송해 300여 관중을 감동시켰다.

이어 황영애 연변군중예술관 가수가 민요독창을, 청주와 진천의 시낭송가 전미진?김경란?최미용?남진희?한득례씨가 함께 무대에 올라 각각 조명희 시 ‘감격의 노래’ ‘어린아기’ ‘별밑으로’ ‘경이’ ‘한숨’을 낭송해 문학제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연변 포석회를 대표해 오청룡씨가 ‘여량수례 령넘어 가네’를 퉁소 연주로 선보였고, 마무리 인사에 나선 포석의 종손인 조철호 동양일보?충북예총 회장(시인)은 “포석의 발이 닿지 않았던 우즈베키스탄 타시켄트시에 ‘조명희 거리’가 명명되고, 중국 연변자치주에서 매년 그를 기리는 문학제가 열리는 것을 보면 이상할 만큼 문학의 힘이 세다는 것을 실감케 된다”며 “행사를 빛내준 연변포석회와 진천포석회원들을 비롯, 문학예술인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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