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노출’의 계절이다. 뜨거운 공기에 숨이 턱턱 막히지만 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건 끝없이 흘러내리는 땀이다. 때문에 여름에는 다른 계절 동안 꽁꽁 숨어있던 발에게도 노출이 허용돼 발 데오드란트와 발 냄새 제거 스프레이도 시중에 많이 출시 된 상태다. 하지만 여름은 습도와 온도가 높아 아무리 발이 드러나는 신발을 신어도 발에 땀이 나고, 발이 이런 환경에 놓일수록 무좀이나 냄새는 악화되기 때문에 발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발 냄새가 심하다면 발 다한증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 정상인보다 땀이 과하게 분비가 되어서 일상생활에 어느정도 지장이 있는 증상을 다한증이라고 부른다. 이는 겨드랑이는 물론 손, 얼굴 등 다양한 부위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발도 마찬가지 경우다.
실제로 우리 피부에는 정상적으로 세균들이 살고 있는데 이 세균들이 일반적으로는 피부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발에는 ‘마이크로코쿠스 세덴타리우스(Micrococcus sedentarius), 코리네박테륨(Corynebacterium)’이라는 세균이 정상적으로 존재하는데 여름에도 통풍이 잘 안 되는 신발을 신고 다니는 남자들의 발엔 쉽게 땀이 차게 되고, 이로 인해서 피부의 정상층인 각질층이 불게 된다. 이때 약해진 층 사이로 세균이 침투해 각질층을 녹이게 되는데 이 때 이소발레릭산이 생기는데, 이 성분이 악취를 유발한다.
때문에 각질 제거가 매우 중요한데, 각질제거를 제대로 하지 않아 갈라진 발뒤꿈치가 발 냄새는 벗어날 수 없는 올가미가 되는 것이다. 갈라진 발뒤꿈치 사이로 세균이 침투하면서 냄새를 유발하고 무좀이나 어린선 등의 피부질환 또한 발생할 수 있다.
또, 무좀과 혼돈하기 쉽지만 가려움증이 없다면 일종의 세균질환인 ‘소와각질융해증’을 의심할 수도 있다. 이것은 Corynebacterium이란 세균이 번성하면서 각질을 녹이는데, 이때 환부가 흰색으로 변하면서 구멍이 나게 되고 심한 냄새가 진동하면서 보행 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하는 질환이다. 박테리아 감염이라 항생제 연고 사용, 면양말 사용, 바람이 잘 통하는 신발을 두 켤레 이상 준비하여 매일 갈아 신고, 발한 억제제 사용, 항균비누로 매일 2회 이상 씻고 난 후에 발을 항상 건조하게 유지하면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발 냄새를 없애기 위해선 무좀이나 소와각질융해증 등의 질환의 주범인 발 다한증을 해결해야 한다. 다한증 치료하는 방법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교감신경 절제술’이라는 수술이 이용됐다.
이것은 땀이 많이 나는 부위(얼굴, 겨드랑이, 손)에 활용되며 땀이 나는 신경기능을 차단함으로써 그 효과는 영구적이지만, 하지만 땀 분비를 억지로 막으면, 다른 부위에서 땀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이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고, 한 번 차단한 교감신경은 회복시킬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바르거나 먹는 약을 사용할 수도 있는데 바르는 약은 효과가 일시적이고 자극적이어서 장기간 사용할 경우 피부 자극이 심해져 민감한 사람은 사용하기가 어렵다. 또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먹는 약이라도 사람에 따라 구갈현상(목마름) 발생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수술적인 방법 외에 간단한 다한증 치료 방법도 많다. 보톡스 요법, 이온영동요법 등이 그것인데, 발의 경우 신체의 국소부분이기 때문에 보톡스 주사 요법이 효과적이다. 흔히들 알고 있는 보톡스 시술은 근육을 이완시켜 표정 주름을 펴주기도 하지만, 보톡스를 땀샘 부위에 직접 주입하게 되면, 땀샘에 분포된 신경 전달물질의 분비를 억제하여 땀 분비를 차단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톡스 치료로 다한증 환자의 땀 분비량의 85%가 줄었다는 보고가 발표되기도 했다. 10~15분 정도면 끝나는 간단한 시술이며, 흉터도 남지 않고 부작용도 없다. 보통 1~2주가 지나면 땀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고 효과는 약 6개월 정도 지속되는 효과를 보인다. 또 전기영동법 치료는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약한 전류를 통하게 하여 땀의 분비를 줄여주는 치료법이다.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은 바로 청결이다. 외출 후에는 발을 깨끗하게 씻고 잘 건조해주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20분가량 미온수에 발을 담그고 있는 족욕도 효과적인데, 족욕 시 소금을 넣으면 소독과 살균효과가, 생강을 넣으면 발 냄새 제거 효과가 있다. 족욕을 끝낸 후 항생제가 포함된 비누나 샤워크림으로 닦아주면 냄새 제거는 물론 혈액순환과 피로 회복에 매우 좋다.
땀이 발생했을 때 흡수가 잘되는 가죽으로 된 신발이나 구두를, 그리고 양말은 면 100% 제품을 신고, 외출 후에는 신발도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건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
신발 속에 10원짜리 구리 동전이나 신문지를 넣어두면 냄새와 땀을 흡수하여 신발 속에 남아있는 발 냄새까지 제거가 가능하다.
발 냄새가 심하게 난다면 대인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일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 상쾌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서는 늘 발을 청결하게 하고 발 각질 제거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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