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돈 충북도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도민들에게 '최고의 음악' 선사 약속
'맞춤형 음악'으로 교감하는 무대 마련
단원들의 '자유로운 음악' 활동 지원


‘마음이 깨끗한 자만이 맛있는 음식을 요리할 수 있고, 영혼이 깨끗한 자만이 음악을 창조할 수 있다’는 천재 작곡가 베토벤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제 충북은 높은 수준의 다양한 음악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청주출신 음악가 양승돈(56·청주시 흥덕구 신성화로 32?☏043-220-3826) 원광대 교수가 충북도립교향악단 지휘봉을 잡게 됐기 때문이다.

“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경력은 없지만 단원과 악장, 객원지휘자 등 오케스트라 경험이 많기 때문에 충북도립교향악단도 무난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도민들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최고의 소리로 감상할 수 있도록 애쓰는 지휘자가 되겠습니다.”

‘최고의 음악’을 지향하는 양 예술감독은 그 때문에 ‘충북도민의 문화예술적 정서함양’과 ‘문화 선진 도민의식 고취’, ‘충북도 문화예술 위상 제고’를 2년 임기 동안의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그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해 도립교향악단을 이끌 예정이다. 도민들의 각기 다른 문화수준과 연령 등을 고려한 맞춤형 음악만이 감동을 배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전연주회’나 ‘연주 해설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관객의 음악적 이해를 돕고 도민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생각이다.

다른 지역의 훌륭한 음악인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수준 높은 음악을 수용하고, 지역 음악인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지역과 함께하는 교향악단이 될 수 있도록 애쓸 방침이다.

또 하나, 지난해까지 공연 횟수로 도립교향악단의 실적을 이야기했다면, 양 예술감독은 객석 점유율과 관객 호응도록 평가 받고 싶다. 물론 문화소외계층의 문화갈증 해소라는 도립교향악단 창단목적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한 해 60회가 넘는 공연을 통해서는 제대로 된 음악을 선보일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요즘 마음이 더 바쁘다. ‘문화소외계층의 문화갈증 해소’와 ‘최고의 음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기 때문.

“도민들이 반기지 않는 도립교향악단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찾아다니면서 듣고 싶을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과 최고의 음악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그게 교향악단이 기본이기도 하고요.”

양 예술감독은 최고의 연주를 위해 단원 개인의 예술성을 고양시키기 위한 방안도 고안중이다.

오케스트라는 단원 개인의 개성이 존중되고 그 모든 개성이 교향악단이라는 하나의 틀 안에 녹아들었을 때 최고의 연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솔로, 앙상블 등 단원 각자의 자유로운 음악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기량 향상을 위해 단원들이 대학원 진학과 음악캠프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권유하고 보조할 생각이다.

현재 24명의 단원으로는 효율적이고 다양한 연주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산학협력을 통한 우수 연주자원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내 대학은 물론 대전·충남권 대학들과 산학협정을 맺어 우수학생들에게 현장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부족한 연주인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생각이다.

“교향악 연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범위에서 최대한 단원들이 자유롭게 사고하고 더 열심히 자신의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최고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거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양 예술감독은 ‘연습벌레’로 유명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피아노를 시작, 고등학교 이후 바이올린 연주자로 성장하면서 한시도 연습을 게을리 한 적이 없다. 대학교수와 도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된 지금까지도.

“가장 잘하고, 잘 할 수 있는 음악 안에서 자유롭고 싶었습니다. 음악가에게 ‘연습’은 늘 생활이어야 된다는 생각에 즐기면서 할 수 있었습니다. 그간의 연습이 무대에서 최고의 음악으로 흘러나올 수 있게, 절대 게을러지지 않는 지휘자가 될 것을 약속합니다.”

양 예술감독은 청주출신으로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오스트리아 린츠 부르크너음악원에서 석사학위를, 러시아 뻬트로자보스크 국립음악원에서 아스피란토 연주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과 서울아카데미심포니·청주시립교향악단 악장 등을 지냈고, 현재 원광대 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오는 2015년 6월까지 도립교향악단을 이끌게 되며, 이 기간 교수직은 휴직하기로 했다.
▶글·사진/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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