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임원 비율 1.9%…상장사 여성 CEO 13명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여성이 임원으로 승진하기 가장 어려운 나라는 한국과 일본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미국의 기업지배구조 분석기관 GMI레이팅스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한국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은 1.9%로 조사 대상 45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낮았다.

일본 기업의 여성임원이 전체의 1.1%에 불과해 꼴찌를 차지했다.

이는 GMI레이팅스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 신흥국지수 등에 포함된 45개국 대표기업 5977개사를 대상으로 이사회 내 여성임원 숫자를 조사한 결과다. 한국에선 삼성전자, 현대차 등 106개 기업이 조사 대상이 됐다.

한국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은 선진국 평균인 11.8%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낮았고 신흥국 평균인 7.4%에도 미치지 못했다.

여성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노르웨이(36.1%)로 임원 5명 중 2명꼴로 여성이다. 노르웨이와 함께 스웨덴(27.0%), 핀란드(26.8%), 프랑스(18.3%) 등 여성임원 할당제를 도입한 나라들이 나란히 1∼4위에 올랐다.

여성임원 할당제는 기업 내 여성 고위직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일정 비율을 충족하지 못했을 때 벌금을 부과하거나 정부 보조금 지원을 제한하는 제도다.

지난 2004년 가장 먼저 여성임원 할당제를 도입한 노르웨이를 비롯해 스웨덴, 핀란드, 스페인, 프랑스 등이 40%의 할당제 수치를 설정하고 있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인드라 누이 펩시 최고경영자(CEO), 맥 휘트먼 휼렛팩커드(HP) CEO 등 유명 여성임원이 포진한 미국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은 14.0%로 12위 수준이었다.

아시아에서는 태국의 여성임원 비율이 9.7%로 가장 높았다. 홍콩과 중국의 비율은 각각 9.5%, 8.4%였다.

필리핀(7.9%), 싱가포르(6.9%), 말레이시아(6.6%), 인도(6.5%), 인도네시아(6.0%)도 여성임원이 1%대에 불과한 한국과 일본보다는 '유리 천장'이 낮았다.

최소한 한 명 이상의 여성 임원이 있는 기업의 비율도 한국(15.1%)과 일본(12.1%)이 최하위였다.

반면 핀란드와 스웨덴에서는 조사에 포함된 모든 기업에 한 명 이상의 여성임원이 있었다. 중국에선 절반 이상의 기업(54.7%)들이 한 명 이상의 여성임원을 뒀다.

여성이 CEO인 한국 기업의 비율은 1.9%로 전체 평균인 2.3%보다 소폭 낮았다.

이부진 호텔신라사장, 최은영 한진해운사장, 신영자 롯데쇼핑사장, 김은선 보령제약사장, 양윤선 메디포스트사장, 박지영 컴투스사장 등이 국내 대표 여성 CEO로 꼽힌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기업 1천787개 가운데 여성이 CEO인 곳은 13곳(0.73%)인데, 오너 가족이 아닌 CEO는 4명에 불과하다.

일본은 최근 정부가 나서 여성임원 기용을 강조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4월 관저로 경제 3단체 간부들을 불러 모든 상장기업의 임원 중 최소 1명을 여성으로 기용하고, 육아 휴직 기간을 3년으로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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