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천안시민문화여성회관이 금남(禁男)의 벽을 허문다.
여성회관은 최근 하반기부터 남성에게 문호를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남성들도 여성들과 함께 여성회관에서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게 됐다.
남성에게 개방되는 프로그램은 44개 과목 53개 반 가운데 39개 과목이다. 단, 정원의 20%내에서만 수강신청이 가능하다. 여성과 함께 교육받기가 민망한 생활요가와 한국무용 등 5개 과목은 제외된다.
이번 남성에 대한 문호 개방은 남성의 취미 생활 증가와 양성 평등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됨에 따른 조치다. 이에 앞서 여성회관은 여성 수강생 840명을 대상으로 남성 수강생 수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결과 70%가량이 전부개방 또는 일부 개방에 찬성했다고 한다. 이로써 1994년 문을 연 여성회관은 개관 19년 만에 금남의 벽이 허물어졌다.
춘천시와 강릉시 등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수년 전부터 남성들에게 여성회관을 개방하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성역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사례는 많다. 남자들이 간호사관학교에, 여자대학교 등에 입학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미용분야는 남성의 섭렵으로 사실상 남성들의 전문 직종이 된지 오래다. 여성들도 전문성을 가지고 건설현장에 뛰어드는가 하면 금녀의 벽으로 여겨졌던 축구심판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번 여성회관의 남성 개방은 천안의 한 남자로서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여성회관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과목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기회에 남성들도 아내 또는 연인과 함께 공동의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과목을 선택, 수강해보면 어떨까? <천안/최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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