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HTC 수익 저조, 주가 하락
“스마트폰 시장 포화”에 저가품 득세

기대치에 못 미친 삼성전자의 2분기 수익, 대만 HTC의 영업 부진 등이 발표된 뒤 고급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휴대전화 업체들, 경쟁 심화에 직면’이라는 기사에서 관련업계의 세계 시장 전망을 우려스럽게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을 9조 3000억~9조 7000억원(82억~85억 달러)으로 공시하고 나서 시장가치가 무려 65억달러 하락했다. 비록 분기별 최대 실적이지만 당초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 투자자들을 실망시킨 결과다.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의 화려한 이벤트를 통해 출시된 갤럭시 S4 스마트폰의 매출 부진 우려로 3월 중순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17% 하락했다.
지난봄 신제품 ‘원’(One) 스마트폰을 공개한 HTC 역시 매출 부진 여파로 2분기 순익이 1년 전보다 83%나 급감, 4천180만 달러에 그쳤다고 5일 밝혔다. 고급 신제품에 대한 초기 낙관적인 평가 퇴색이 매출 감소로 이어져 지난달 주가도 30% 가까이 빠졌다.
삼성전자와 HTC뿐만이 아니다.
리서치인모션이 경쟁사 노키아의 절반 수준인 270만개의 스마트폰 판매에 그치면서 8천400만 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지난달 발표하자 투자자들은 이 회사 주식을 투매했다.
오는 18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노키아는 신상품 ‘루미아’(Lumia) 스마트폰 판매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1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10위로 추락한 노키아에 루미아 신제품이 별 기여를 못하고 있다.
바클레이즈의 애널리스트인 데일 가이는 “첨단 스마트폰 매출 둔화가 HTC만의 문제는 아니다”면서 “시장이 포화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고급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비용이 더 든다는 의미다.
HTC는 올해 삼성전자와 대적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두 배 이상 늘리고 있다.
막대한 현금 더미에 앉아있는 삼성 역시 영업비용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2012년에 1년 전보다 38% 많은 13조 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썼다.
일반적으로 고급 스마트폰 모델이 제조업체에는 가장 수익성이 높지만 시황 분석가들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시장을 겨냥한 저가 휴대전화 모델에도 눈을 돌리도록 권고한다.
애플은 올해 말 저가 버전의 아이폰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저가 제품을 만들어온 지 오래된 삼성은 이미 갤럭시 S4 미니 제품 버전을 발표했고 HTC는 원 스마트폰의 소형 버전을 제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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