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환자 폭증’…지역은 “문의·상담만 폭주”
“시행초기 잠잠한 분위기…일부선 마케팅 강화”

“치아 스케일링 문의전화가 하루에도 수십건씩 폭주하고 있지만, 실제 환자들은 크게 늘어나진 않았어요.”

이달부터 치석제거(스케일링)의 건강보험 적용으로 기존 치과의원 기준 5만~7만원 하던 스케일링 비용이 1만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지역 치과들이 ‘보험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시행초기 아직 실제 환자 증가현상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청주지역 치과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기존 잇몸질환이 동반됐을 때만 보험적용이 가능했던 치석제거가 지난 1일부터는 만 20세 이상의 경우 치석제거만으로 치료가 끝나는 ‘전악치석제거’까지 보험 적용이 확대됐다.

잇몸 수술 등 후속치료가 없는 치석제거는 연 1회(매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보험이 확대 적용됐다. 환자 본인부담금은 진찰료를 포함해 치과의원은 1만3000원, 치과병원은 2만5000원선이다. 또 75세 이상 노인의 부분틀니에도 보험이 적용되면서 의원급 기준으로 120만~150만원 하던 본인부담금이 60만9000원 가량으로 줄었다.

치과질환은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치료가 많아 치료비 부담이 컸던 만큼 보험적용에 따라 환자가 급증할 것으로 지역 치과들은 예상했다. 일부 치과의 경우 급증이 예상되자 치위생사 아르바이트 등을 미리 뽑으러 나설 정도다.

실제 스케일링 보험 적용 첫날인 지난 1일 6시간 만에 전국에서 1만명 이상이 치석제거 시술을 받기 위해 치과를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과 수도권 등지의 치과들은 보험 확대 후 첫 주말, 예약이 불가능할 정도였다는 게 지역 치과 등의 설명.

대한치과위생사협회 구인구직 게시판에는 수도권 치과들이 주말 ‘스케일링 아르바이트’를 찾는 구인 글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청주의 경우에는 스케일링 가격 등을 묻는 상담전화는 늘고 있으나 수도권과 같은 환자 폭증 현상까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청주시 상당구의 A치과의원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5만원 정도였던 스케일링이 보험적용으로 1만3000원이면 가능하다”며 “스케일링 의료보험 적용 여부와 예약 등을 묻는 상담전화가 평소의 3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청주 B치과의원은 그러나 “문의전화는 크게 늘었지만, 아직까지 환자나 예약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볼 수 없다”며 “전화로 상담은 하지만, 곧바로 치료 예약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청주 뿐 아니라 충북 등 지역 전체에서도 비슷한 상황으로, 시행초기 보험적용 대상 등에 대한 이해가 아직 널리 퍼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지역 치과 등은 분석했다.

하지만 문의전화가 급증하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치과를 찾는 인구가 큰 폭을 늘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치과 간 환자 유치경쟁도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치과의원 관계자는 “스케일링 등에 대한 건강보험 확대로 환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부 치과들은 미리 아르바이트 치위생사를 구하는 등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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