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분야 충북 첫 훈장 이우직·오복연부부

19년 전 귀향을 하고 농사일을 천직으로 삼은 농군이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농협중앙회가 주는 새농민 본상에서 전국의 내로라하는 농사꾼들을 물리치고 1위에 올라 충북도내 첫 번째 훈장을 탄 이우직(54)·오복연(53) 부부. 

6대주 5대양을 누비는 마도로스의 푸른 꿈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와 방울토마토 양액재배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이들 부부의 삶의 터전은 보은군 장안면 구인리 ‘우직농장’(☏010-5498-6928)이다.

보은~상주 간 국도 25호선 옆 언덕 위 5000㎡ 비닐하우스 속은 깨끗하게 잘 정리된 안방과 다름없다. 주렁주렁 달린 방울토마토 2모작으로 ‘농업에도 비전은 있다’라는 꿈을 실현시킨 ‘우직농장’이 농산물품질관리원의 2011 GAP(우수농산물)인증 전국 100대 ‘스타 팜’으로 지정되면서 새삼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곧고 푸른 토마토 줄기와 풀 한포기 없이 깨끗하게 단장된 포장은 품질 그 자체에 믿음을 줄만큼 감동을 주고도 남아 한눈에 반할 수밖에 없다.
이씨 부부는 방울토마토 양액재배 보은지역 선구자다.

보은군 탄부면 벽지·하장·구암·고승·장암 마을과 보은읍 금굴, 장안면 구인·황곡마을 등 14명의 선진 농군들 이심전심이 농산물 수출 불모지나 다름없는 보은지역에 방울토마토 수출단지를 일궈내는데 헌신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들 부부의 농업성공 비결은 자립·과학·협동·꿈을 갖고 도전한 것이다. ‘절망은 더 강한 희망을 만든다. 끊임없는 연구로 승부한다, 혼자보다는 여럿의 힘이 더 크다, 다 함께 잘사는 농촌을 만든다’라고 하는 철학을 제시하며 농협과 손잡고 공동 출하·선별·계산을 몸소 실천, 속리산시설원예 작목회장으로 10년째 봉사하고 있다.

“농민은 농사만 짓고 판매 걱정을 안 하는 게 수출단지 조성의 밑거름입니다.”

목포해양대학을 나와 6년 간 외항선원으로 바다를 누비던 이씨는 안정적 삶을 꿈꾸며 지난 1996년 고향으로 돌아와 비닐하우스를 짓고 방울토마토 농사에 매달렸으나 경험 부족으로 3년 내내 실패만 했다. 설상가상으로 2004년 폭설 때 하우스마저 폭삭 내려앉았다.

이를 악물고 정책자금 1억원을 대출받아 하우스(5000㎡)를 짓고 토마토 황토 양액재배와 펄라이트드 배지시험에 성공하면서 ‘적심 두 줄기 재배법’을 자체 연구해 냈다. 생산비 절감은 물론 수확량 증가라는 희망의 씨앗을 거두는 계기가 됐다.

또 방울토마토 재배 수평 베드 최초 사용으로 병충해가 감소하고 그린음악시스템 도입으로 상품성을 증가시켰다.

병충해 무인 방재 시스템을 설치해 노동력을 절감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과학영농시스템은 영농 일기를 작성해 매년 기후변화와 출하 가격을 체크하는 방법으로 경쟁력을 갖춰나갔다.

공동 출하와 선별이라는 농협 조직을 활용해 품질의 고급화를 선도했다. ‘황토 머근 방울토마토’가 GAP 인증을 받고 친환경 농산물 우수 관리로 100대 스타 팜 농장으로 선정되면서 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  연간 조수익이 1억5000만원을 웃돌고 있는 이들 부부는 다 함께 잘사는 농촌 만들기 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귀농인 교육장으로 멘토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있으며 새농민회 교육장으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깨어있는 농민상을 제시한 이씨 부부는 농촌 지도자 역할의 표상은 물론 농업 후계자 육성의 모델이기도 하다.

사회 활동도 활발하여 보은농협 조합원 이사로 경영에 참여, 농협 사업 전 이용도 상위 1%그룹에 속한다. 보은군 농정심의위원, 산학협동심의기술위원, 생활안전협의회위원, 주민자치위원, 한농연 보은군지부 감사를 맡고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이씨 부부는 2002년 새농민상, 2007년 농림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농사를 시작한 뒤 ‘흙은 거짓이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실감한 이씨 부부는 더불어 사는 농촌의 가치를 깨우는 일에 솔선수범하고 있다.  

▶글·사진/임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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