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을 들이지 않고,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끌어 모은 다음 나중에 투자하는 사람의 원금을 받아 앞 사람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사기수법을 ‘폰지사기(Ponzi Scheme)’라 한다. 1920년대 미국 보스턴에서 희대의 다단계 금융사기극을 벌인 찰스 폰지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당시 폰지는 투자금을 받아 ‘45일 뒤 원금의 50%’, ‘90일 뒤 원금의 100%’에 달하는 수익을 보장하며 투자자들을 홀렸고, 투자자들은 약정된 수익금이 실제 지급되자 재투자를 하는 한편, 주변 사람들을 투자에 끌어들였다. 큰 이득을 얻는다는 소문에 미국 전역에서 4만여명의 투자자가 몰렸고, 투자액은 1500만달러까지 불어났다.
백수였던 폰지는 미국의 전도유망한 젊은 사업가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결국 폰지의 사기행각은 순식간에 종말을 맞았다. 허황된 감언이설에 속은 투자자들이 피땀 흘려 모은 돈을 일순간에 허공에 날리고 만 것이다. ‘폰지’라는 이름은 투자사기의 대명사로 불명예스런 이름을 남기게 됐다.
최근 청주판 ‘폰지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청주시체육회 산하 모 경기단체장 A(57)씨는 고액의 배당금을 미기로 수십명으로부터 40억원의 투자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경찰이 수사에 나섰으며, 청주의 유명 약국을 운영하던 약사 B씨도 80억원이 넘는 투자사기를 벌인 뒤 잠적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런가 하면 15년간 검찰수사관으로 재직한 청주지검 전직 수사관이 지인들로부터 10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기소되는 등 최근 청주에서 잇단 투자사기사건이 벌어지며 지역 주민들을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이 같은 사기관련 사건 소식을 접할 때마다 안타까움이 앞선다. 피해자 대부분이 지역에서 살아가는 서민들이기 때문. 뒤늦게 자신의 실수를 깨닫지만 가해자들은 이미 돈을 챙겨 달아난 상황이다. 자신이 직접 투자를 결정해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다. 답답한 심정에 경찰을 찾지만, 가해자를 찾아 처벌할 수 있을 뿐 잃은 돈을 되돌려 받기는 힘들다.
일단 스스로 조심할 수밖에 없지만, ‘나 아니면 그만’이라고 방치하는 것도 이기적인 행동일 터, 또 다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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