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 "남재준 미친X 보다 더 심한 욕 들어야" - "대선 불복 아니다"…중진회의 "지도부 강력 리더십 발휘해야"

민주당이 '국정원 정국'에서 잇따라 불거진 당내 인사들의 '막말' 논란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잇단 '자살골 발언'으로 대여 전선이 흐트러지면서 민심 이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의 '귀태(鬼胎)' 발언 파문이 가까스로 수습되는가 싶더니 이번엔 친노 핵심인 이해찬 전 대표가 14일 세종시 국정원 규탄대회에서 행한 발언이 또다른 논란을 일으키는 발화점이 됐다. 이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당신'으로 지칭하며 "국정원을 비호하면 당선무효 주장세력이 늘어난다"는 거친 언사를 동원했다.

지난 7일 광주 집회에서 남재준 국정원장을 '미친 X'라고 비난했던 신경민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의 약식 브리핑에서 최근 정보위원으로 보임된 사실을 소개하며 "남 원장은 정말 무자격자로, 빨리 잘라내야 한다"며 "(정보위에서 남 원장을) 만나면 '미친X보다 더 심한 욕을 들어야 하지만 내가 아는 욕이 없어 그것 밖에 못한 것'이라고 말하겠다"고 격한 발언을 했다.

당내에서는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진영이 현 국면을 주도하는 가운데 '투톱'인 김한길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의 당내 장악력이 떨어지면서 지도부의 '영'이 서지 않는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문제는 참여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친노 인사들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여서 당지도부와는 크게 온도차가 있는 강경대응을 주도하고 있으나, 당지도부는 이를 효과적으로 견제 혹은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친노 핵심인 윤호중 의원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했다는 공동어로구역 지도를 공개하는 과정에서도 원내 지도부는 만류했으나 뜻을 꺾지 못했다.

이에 15일 열린 최고위원-4선 이상 중진연석회의에서는 "대선 불복으로 비쳐질 수 있는 부분은 조심하고 자제해야 한다.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부 경고의 목소리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 연장선상에서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정서상 호응 받지 못한다"며 전·현직 대통령에 대해 여야가 서로 예우를 갖추면서 인신공격성 발언은 피해야 한다는 '고언'이 터져나왔다.

특히 지도부가 필요하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 개별 발언이나 행동에 대해 경고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고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중진의원들은 또한 장외투쟁보다는 국조라는 국회 내의 '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데 공감을 표하면서 "지도부가 흔들리거나 당내 이견이 있는 것처럼 비쳐지면 안된다"며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앞서 김한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의 정통성은 의심없이 확립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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