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예산소진…수요 증가에 예산은 부족..충북 1768건 계약, 25건 자부담 가입·갱신

정부가 농민에게 보험료의 절반을 지원해주는 농기계종합보험의 국고가 바닥나면서 장마와 태풍에 대비하고 추수를 준비해야 하는 농민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농기계종합보험은 경운기, 트랙터 등 12종의 농기계 운전 중에 발생하는 인적·물적 피해를 보장하는 상품으로, 가입기간 1년 동안 정부가 보험료의 50%를 지원한다.
15일 농협손해보험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기계종합보험을 지원하는 정부 예산이 지난달 27일 소진되면서 지난 11일까지 예산 지원 없이 100% 자부담으로 농기계 보험에 신규가입하거나 재계약 갱신을 한 계약건수가 6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보험료가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이어서 계약을 포기하는 농민도 줄을 이었다.
충북에서는 올 들어 15일 현재까지 모두 1768건이 보험 계약된 가운데 지난달 27일 이후 25건이 신규가입하거나 재계약 갱신을 했다.
농기계종합보험에 대한 정부 예산이 소진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재작년과 지난해에도 8월 중순께 국고지원금이 모두 소진되며 이후에 ‘울며 겨자 먹기’로 보험료를 전액 자부담하는 농민들이 속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농기계종합보험의 수요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면서 예상보다 훨씬 빨리 예산이 부족해지자 다른 사업 부문의 예산을 전용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태다.
1996년부터 농기계 5개 기종의 보장 판매로 시작된 농기계종합보험은 2008년 9개 기종, 2009년 12개 기종으로 잇달아 보장 범위를 확대했다. 매년 장마와 태풍에 의한 피해가 커지자 농기계보험의 계약 건수는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6월까지 농기계종합보험의 가입건수가 2만5300건인데 비해 올해는 3만1084건으로 지난해 전체 가입건수인 3만2882건에 육박했다. 지난해 6월 말부터 국고가 소진됐던 8월 중순까지의 계약건수는 4031건이나 된다.
이에 반해 국고지원금 배정은 2011년 43억8600만원, 2012년 47억9200만원에 이어 올해 48억3200만원으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박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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