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청와대, 정치적 문제 직접개입 바람직 않아"

새누리당 지도부가 15일 감사원의 4대강 감사 결과를 공개적으로 문제삼고 나섰다.

특히 감사원이 지난 10일 이명박 정부가 대운하 추진을 염두에 두고 4대강 사업을 설계했고, 이 때문에 건설사들의 입찰 담합 등이 초래됐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 청와대가 "사실이라면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강경하게 나왔던 터여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사위원을 지낸 황우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감사원이 2011년 1월27일 감사에서는 '지적할게 아무 것도 없다'고 발표해놓고 이후 한 차례 더 감사하고 나서 이번 감사에서는 '계획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면서 "3번의 사전·사후 감사를 통해 감사 결과를 달리 발표했는데 과연 어떤 게 맞는지 신뢰성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감사원은 자체감사를 통해 왜 서로 다른 감사 결과가 생겼는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하며, 그 결과를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황 대표는 "감사원은 최고 감사기관의 권위를 유지해야 한다"며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성과 권한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다시 한번 짚어봐야 한다"고도 했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4대강 사업 감사는 본래의 목적인 치수에 있어 얼마나 성과를 얻었는지에 대한 평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해 두 번의 태풍에도 불구, 4대강 사업 이전에 비해 풍수피해가 없었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다"면서 "4대강 사업 감사를 단순히 사업 목적에 대한 비난으로 귀결시키지 말고 사업의 효과성도 함께 자세히 따져 종합적으로 잘잘못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청와대의 4대강 감사 언급과 관련, "청와대가 이런 정치적 문제에 대해 자꾸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자꾸 청와대에서 발언이 나오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친이(친이명박)계 심재철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최근 폭우가 있었는데 4대강이 범람했다는 기사는 아직 안 나왔다. 물그릇이 커진 것을 실제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의 효과를 강조했다.

당 지도부가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결과를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나선 것은 3차례의 감사 결과에 혼선이 있다는 이유와 더불어 자칫 이 문제가 당내 고질병인 계파갈등의 도화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친이계에서는 '정치감사'라고 반발하면서 양건 감사원장의 사퇴는 물론 청와대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낸 상황이다.

당 지도부는 지난 주말 청와대에 친이계의 우려를 전하며 지나치게 자극적인 언행은 삼가달라는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혜훈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4대강 감사 결과를 놓고 여야간, 친이·친박간 정쟁 등 그 어떤 정쟁도 있어서는 안 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정쟁으로 비칠까 봐 불법비리를 엄단하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며 "불법과 비리는 반드시 찾아내서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특히 대형건설사 입찰담합 의혹과 관련해 관련 업체 및 부처에 대한 철저한 후속조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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